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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지셔널 플레이의 응용 : 행과 열, 그리고 로테이션
    Arsenal/Column 2021. 11. 12.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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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칼럼에서 아스날이 공간을 활용하는 방법과 근거가 포지셔널 플레이를 기초로 하고 있음을 다룬 바 있다. 그러나 포지셔널 플레이에 따라 구획을 나누고, 선수들이 그것을 각각 점유하는 것만으로 효율성이 담보되지는 않는다. 조금은 극단적인 예시 일지 모르지만, 첫 번째 그림과 두 번째 그림은 똑같이 11명이 11개의 구역을 점유하고 있음에도 공간의 효율성에서 큰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이처럼 모든 선수들이 행과 열(Row & Column)을 엉망으로 만든다면, 아무리 구간마다 나눠 점유하더라도, 동료들 간에 아무런 시너지가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실제 경기에서 선수들이 자신의 위치에서만 플레이할 수는 없다. 필요에 따라 여러 공간을 드나듦이 당연해지는데, 이 과정에서 동료들 간의 유기적인 로테이션(Rotation)이 또 하나의 필수적인 요소로 자리 잡는다. 로테이션이 적절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공간 배분에 대한 이론은 실전에서는 써먹을 수 없는 이상론이 되어 허상에 그칠 것이다. 

    따라서 그만큼 현대 축구에서는 선수들의 공간 싸움이 행과 열의 이용 방식, 그리고 유기적인 로테이션 능력 여부로까지 확장된다. 최근 들어 4231 같은 포메이션이 다수의 팀들에게 기본 포메이션으로 이용되는 것 역시 이를 연유로 하며, 가면 갈수록 선수들에게 멀티 포지션 소화 능력(다재다능)이 요구되는 것은 같은 맥락이라 할 수 있다.

    이하에서는 아르테타의 아스날이 행과 열을 어떤 식으로 구성하는지, 동료 간 유기적인 로테이션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그 방식 등을 실제 아스날 경기 장면과 엮어 살펴보기로 한다.



    1. 행(Row)과 열(Column)


     

    일단 이번 칼럼에서는 행과 열 중 열(Column)에 대해서만 좀 더 집중적으로 살펴보자. (행에 대해서는 추후에 다룰 기회가 있을 것 같다) 경기 중 동료간 종적인 포지셔닝이 중요한 것은 축구의 포메이션이 결국 열을 생성하며, 그 열 사이의 간격이 곧 공간이 되기 때문이다. 이런 공간은 공격에서는 적극 이용해야 할 공간으로, 수비에서는 어떻게든 좁혀야 할 공간으로 인식되기 때문에 공수 양면에 걸쳐 종적인 열의 변화는 그 팀이 얼마나 조직적으로 훈련되었는지를 단 번에 볼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1) 열(Column) 활용 - 상대 진영에서의 수비 : 역습 저지선

    아스날이 지공 상황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사용하는 2-3-5의 경우 역습에 상당히 취약할 수밖에 없다. 공격의 원활함을 위해 앞선에 5명이나 되는 선수를 투자하다보니, 그만큼 앞선이 무거워지며, 상대적으로 가벼워진 뒷선은 약점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상대 진영에서 공격을 하는 만큼 수비 역시 상대 진영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볼 소유권을 빼앗겼을 때에 주변 선수들이 게겐 프레싱의 형태로 달라붙는 것은 자주 목격했겠지만, 사실 문제는 앞쪽보다는 구조상 빈약할 수밖에 없는 후방에 있다.

    기본적으로 아르테타는 위의 1열을 역습 1차 저지선으로, 2열을 역습 2차 저지선으로 사용한다. 왓포드 전에서 나일스가 괜찮았던 이유는 볼 소유권을 잃었을 때, 1차 저지선의 역할로서 다시금 볼 소유권을 회복하는 역할을 충실히 잘 수행했기 때문이다. 하드웨어에서 비롯되는 수비력이 있기 때문에 상대의 역습 진전을 방해하는 역할로 나일스는 꽤나 안성맞춤이라 할 수 있다. 

    역습 저지선 역할을 잘해준 나일스

    그러나 첫 그림처럼 그냥 기본적인 열을 구성하는 형태라면 상대팀은 1열과 2열만 뚫으면 곧바로 골키퍼와 1대1 상황을 만들 수 있다. 게다가 1열과 2열을 구성하는 선수가 5명밖에 되지 않으므로, 생각보다 헐겁기 마련이다. 이러한 2-3-5 포메이션이 야기하는 구조적 취약점을 완전히 극복하진 못하더라도, 최소한 저지나 방해의 효율성을 끌어올릴 방법은 없을까? 있다. 정답은 열(Column)의 활용에 있다. 아르테타는 선수를 배치를 통해 열을 인위적으로 늘리는 것으로 해결방안을 모색한다.

    1열과 2열 사이에 새로운 1.5열의 추가

    다섯 명으로 가장 효율적인 열을 만드는 방식 중 하나는 위와 같은 모습이다. 다이아몬드 꼴의 블록(Block)을 형성해 좌우 공간을 적당히 커버할 수도 있으면서, 이와 동시에 상대방이 뚫어야 할 열을 추가시킨다.

    즉, 2-3-5에서 역습저지가 필요한 순간에는 1-4-5의 형태로 변환되는 셈이다.

    좀 더 상세히 설명하자면, 아까 같은 열(1차 저지선)에 있던 나일스-삼비-토미야스 중 상대팀이 볼을 소유했을 시, 탈취하기 가장 가까운 사람이 즉시 압박하며 튀어나가 1열을 만든다. 이때 앞서 튀어나간 1열을 돕는 것은, 기존에 같은 열에 있던 선수들이 아니라, 전방에 앞서 나가 있던 공격편대(5명 중 일부)이다. 

    그리고 대신 아까 같은 열에 있던 삼비, 로콩가는 추가적인 1.5열의 역할을 하기 위해 섣불리 전진하지 않고, 본인들만의 또 다른 저지선을 만든다. 이 1.5열이 단단해지는 또 하나의 이유는 바로 화이트의 가담이다. 화이트와 마갈량 역시 같이 기존의 2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역할을 배분하며, 한 명씩 각각 열을 나누는 것이다. 마갈량은 최후방에 그대로 남아 기존의 2열을 구성하고, 화이트는 상대적으로 앞으로 나와 1.5열을 구성하며 2열에 앞서 상대의 역습을 방해하는 블록의 일원이 된다.

    똑같은 선수 숫자로도 배치에 따라 열의 수를 늘릴 수 있다

    실제 아르테타의 아스날이 이를 구현한 장면들을 많이 확인할 수 있다. 위 장면은 가장 이론과 비슷하게 잘 실현된 장면인데, 이 장면에서 가장 앞선 1열은 나일스가 담당하고 있다. 이런 나일스를 도와주는 것은 공격을 진행하던 5명들 중 일부(여기서는 누노와 라카)다.

    이렇게 1열 근처에서는 공격자원들의 도움을 받아 게겐 프레싱으로 상대를 잔뜩 압박하고, 뒤의 라인은 1.5열이라는 새로운 라인을 추가해 지역방어식으로 대비한다면 2-3-5의 역습에 대한 취약점을 매우 효율적으로 보완할 수 있게 된다. 선수의 배치에 변화를 주어 열을 하나 더 구성하는 것만으로도 더 나은 안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  

    실제 움짤로 살펴보자.

    (1) 1차 저지선 중 유일하게 튀어나가 1열을 따로 만드는 나일스, (2) 나일스를 도와 게겐프레싱하는 전방의 선수들, (3) 반면 로콩가, 토미야스, 화이트는 뒤로 물러서며 지역방어 형태로 1.5열을 구축한다

    1.5열을 추가적으로 구축함에 따라 상대방에게는 역습 시 뚫어야할 추가 단계가 생겼다. 그리고 상대방 입장에서 이 추가 단계를 넘어가는데 있어 아주 큰 장애물이 바로 화이트의 존재다. CB뿐만 아니라 DM, RB까지도 소화 가능하며, 민첩성과 주력, 인터셉트 능력을 장착한 화이트의 장점은 상대의 공격을 앞에서 미리 끊어내는 데에 있다.

    자신의 강점을 100% 활용하는 화이트

    움짤 장면처럼 앞의 역습 저지 1열이 딱히 힘을 못 쓸만한 상황 (ex. 상대의 롱패스 or 걷어내기)에서는 1.5선을 구축하는 화이트의 능력이 돋보이게 된다. 구너라면 최근 아스날의 경기에서 이런 류의 장면을 수도 없이 봤을 것이다. 화이트의 개인 능력이 뛰어난 것도 있지만, 이 강점이 더 잘 발휘되도록 1.5열을 생성해냄으로써 화이트를 보다 더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아르테타의 아이디어도 크게 작용한 장면임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추가적으로, 1.5열의 인위적인 생성을 아는 관점에서 아스날vs왓포드 경기에서의 골 장면을 다시 한번 보자. 

    그냥 난장판 상황에서 벤화이트가 어찌어찌 드리블로 만들어낸 우연한 장면에서 운 좋게 들어간 골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위의 관점에서 다시 한번 찬찬히 살펴보면 상기 언급한 1.5열의 생성에 의한 부가적 효과였음을 알 수 있다.

    ①상대가 헤딩으로 걷어 역습을 진행하려하자, 볼 소유권을 되찾기 위해 역습 저지 1열에 있던 나일스가 가장 먼저 압박하기 위해 뛰어들어갔다. 여기서 충돌이 있었지만 반칙은 불리지 않았다.

    ②1열 나일스의 압박을 벗어났지만, 왓포드는 곧바로 추가 단계에 막힌다. 바로 벤 화이트의 1.5열이다. 그냥 우연히 벤 화이트가 서있다가 볼을 뺏은 게 아니다. 이미 1.5열로서 이런 상황을 준비하고 있었기에 나오는 깔끔한 탈취 장면이다.

    ③여기서 벤화이트의 강점으로 인한 부수적 효과가 또 한 번 생긴다. 센터백치곤 매우 좋은 전진 드리블 능력을 가진 벤 화이트가 그대로 몰고 들어가며 한 번 더 수비의 균열 or Overload(과밀집, 과부하)를 유도할 수 있게 된다.

    ④생긴 균열의 틈을 놓치지 않은 스미스로우의 마무리

     

    이쯤 되면, 벤 화이트의 영입에 대한 이해도도 높아지게 된다. 1.5열을 소화할 수 있을 만큼의 수미 소화능력과 전진 드리블까지... 뿐만 아니라 화이트와 마갈량 조합이 왜 잘 맞는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지난번 아스날 신입생들에 대한 잡담 글에서 언급했듯, 마갈량은 드리블 통과를 허용치 않는 단단한 유형의 수비수인 반면, 화이트는 인터셉트에 강점이 있는 민첩한 수비수다. 따라서 앞서 살펴본 역습 저지선 구축에서도 마갈량과 화이트가 따로 열을 나눠 각자의 강점에 맞는 역할을 수행하기에 너무나도 편한 구조가 된다.

    그 결과 위와 같은 통계 지표에서는 서로 각자의 특성이 더욱더 잘 드러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애초에 스타일이 다르기도 하지만, 통계 결과만큼 마갈량이 인터셉트를 못하는 수비수는 아닌데도, 현재 아스날의 적절한 시스템이 그들의 역할을 그만큼이나 똑 부러지게 분배하도록 강제하고 있기 때문에, 양 선수의 강점이 각각 더 발휘되는 방식으로만 통계 지표가 찍힌다고 해석하는 편이 더 적절할 것이다.

     

    한편, 마갈량은 상대진영 근처에서의 수비 상황에서는 웬만하면 역습 저지 최후의 단계로서만 작용한다.

    아래의 상황은 1.5열이 상대의 걷어내기를 잘 받아내며 볼 소유권을 유지시켰지만, 앞열의 로콩가가 다소 무리한 전진 드리블을 시도하다가 볼을 다시 뺏겨 좀 더 위험한 역습 상황을 맞이한 장면이다. 여기서는 1.5열조차 패스 한 번에 뚫릴 위험이 생기므로, 앞선 화면에서는 보이지도 않던 최후방 마갈량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며 역습 저지에 참여하게 된다. 최후방 2열인만큼 말 그대로 역습의 속도를 저지하는 것만으로도 역할을 잘 수행한 것이다. 움짤로 확인해보자.

    (1) 1열 또는 1.5열이 잘 저지할 때는 마갈량은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반면 화이트는 완전히 1.5열로 나와 활동하고 있다 (2)최후 단계에서야 방해를 위해 모습을 드러내는 마갈량

     

    (2) 열(Column) 활용 - 3열의 중요성과 배치에 따른 공격루트의 다양성

    수비에서와 마찬가지로 공격에서도 별 거 아닌 것 같은 열의 중요성이 확인되기 마련이다. 2-3-5 포메이션을 구현할 때, 종적인 열을 구성하는 선수를 배치하는 방식에도 꽤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2-3-5는 볼을 점유하고 주도적으로 공격하는 과정에서의 접근법이므로 맨 앞선 5명이 어떻게 열을 만들고, 선수들을 배치하는가에 따라 공격 루트의 다양성을 부여할 수 있다.

    단순히 2-3-5라 해서 3열로 구성되지 않는다. 기본적으로 아스날의 2-3-5는 대개 4열로 배치되는 것이 일반적이다. 램스데일을 제외하고, 10명이 각각 W - W 모양으로 구성된 것으로도 볼 수도 있다. 실제로 W-M, M-W, W-W 등은 축구 전술의 역사 속에서 빈번하게 거론되는 포메이션이지만 이에 대한 역사적인 의미는 별론, 일단 아스날의 구현 형태에 집중해보면, 결국 공격에서의 핵심은 3열이라는 점을 눈치챌 수 있다.

    1열은 골키퍼 역시 빌드업 및 역습의 최후방 저지선으로서의 역할을 겸하므로, 최소한의 센터백 2명으로 구성했고, 2열은 중원 싸움에서 너무 밀리지 않도록 토미야스를 인버티드 풀백으로 올려 배치했으며, 이에 따라 5명이나 배치된 3,4열에 무게 중심이 쏠린다. 앞으로 쏠린 무게 중심에서도 4열은 결국 상대 포백의 수비라인과 일치할 수밖에 없으므로, 결국 아스날이 본인의 의도로 선수를 배치하고, 컨트롤하며 조절 가능한 열은 3열인 셈이다.

    그러므로 3열에 어느 선수가, 얼만큼 배치되는가는 꽤 중요하다. 위와 같은 기본적인 구성에서 최근 아르테타는 현재 스미스 로우와 라카제트를 3열에 선호 배치하고 있다. 외데고르가 있다면 외데고르 역시 마찬가지다. 물론 상황에 따라, 여의치 않으면 사카나 누노, 또는 오바메양까지도 돌아가면서 내려와 4열 대신 3열을 지원하기도 한다. 

    이러한 연결고리 역할의 선수들이 더 중요한 또 다른 이유는 3열에서의 포지셔닝이 기본적으로는 곧 가장 상대에게 압박감을 줄 수 있는 상대 미드필더~포백라인 사이의 공간 활용과도 직결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아스날은 우리 진영에서 수비할 때, 매우 촘촘하고 좁은 4-4-2 형태의 3열을 구사하는데, 이 때 미드필더~포백라인 사이의 공간을 좁게 유지하는 것에 상당한 공을 들인다)

    상기 살펴본 바대로, 수비 시에 우리처럼 상대도 열을 구성하게 되어있으며, 상대 입장에서도 그런 열과 열의 공간을 최소화시키거나 그 공간을 활용 못하도록 방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왓포드 전을 아스날이 좀 더 쉽게 지공으로서 압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아스날의 3열을 견제해야 할 수미 포지션의 시소코가 경기 중 자주 자신의 포지셔닝을 이탈하여, 아스날의 3열이 생각보다 용이하게 공을 자주 만질 수 있도록 해줬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3열에 선수를 몇 명 배치하느냐만으로도 변수를 만들 수 있다. 똑같은 2-3-5더라도 3열의 배치에 따라 공략하기 쉬운 상대의 공간이 달라지고, 그에 걸맞게 볼을 소유한 상태에서 상대 진영으로 넘어온 아스날의 공격 루트도 단순 지공이 아니라, 좀 더 다양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위와 같이 최전방 4열에는 오바만을 남겨둔 채로, 누노-로우-라카-사카가 모두 3열에 서는 경우가 종종 있다. 3열에 4명이 배치된 상태다. 이런 경우에는 우리가 3열에 많은 선수를 투자한 만큼, 상대도 미드 라인 열을 조절하기 때문에, 상대 미드필더~포백라인의 공간보다는 포백라인~골키퍼 사이의 공간이 더 크게 된다.

    따라서 이 때는 기존 오바메양의 장점(채널 침투)을 활용하기에 좋은 환경이 된다. 좌우 어디든 삼각편대가 패스할 타이밍이 되면, 템포가 순간적으로 올라가는 다이렉트한 패스로, 4열을 홀로 커버 중인 오바메양을 어느 쪽 뒷공간이든 지원해줄 수 있으며, 실제 경기에서도 이런 상황에서는 다이렉트 타입의 공격루트가 실행된다.

    3열에 많이 배치되면, 그만큼 4열의 오바메양은 프리한 뒷공간이 많아진다. 원투패스의 성공으로 삼각편대에게 패스할 틈이 생기자, 곧바로 오바에게 템포 빠른 다이렉트 패스가 들어간다
    3열 부근에 선수가 많이 배치되었을 때는 이러한 다이렉트 패스의 템포업 루트가 더 효율적이다. 이 경우에는 사카가 4열에 있었으므로 지원도 빨랐다

     


    2. 로테이션(Rotation)


     

    로테이션이란 포지셔널 플레이를 실전에 적용하기 위해 필수적인 것이다. 경기장에서 아무리 구획을 나누고 점유한다한들, 그 구역 안에서만 선수가 놀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포지셔널 플레이를 기초로 한다면, 한 선수가 기존의 구역을 버리고 다른 구역으로 옮겼을 경우, 도미노처럼 추가적인 타선수들의 움직임이 순차적으로 일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를 선수들이 체화하고 팀적으로 실전에서 구현하는데 상당한 시간 및 노력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애니메이션 식으로 쉽게 표현하자면 위와 같다. 이해를 돕기 위해 일부러 아스날이 가장 즐겨쓰는 루트를 예시로 삼았다.

    로우가 기존의 자신의 구역에서 벗어나자, 나일스는 공간 중첩을 피하기 위해 중앙 하프스페이스로 들어가며, 로우가 있던 깊은 하프 스페이스 자리는 빈 상태가 되지 않도록 센트럴 스페이스에 있던 오바메양이 채워준다. 그럼 기존의 오바메양의 센트럴 스페이스는?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에 있던 라카가, 그 자리는 또 사카가 차례대로 채워주는 로테이션이다. 로우 한 명이 움직이기 시작하면, 이렇게 순차적으로 다른 선수들도 덩달아 움직임을 가져가는 게 핵심이다.

    그리고 로우가 화이트에게 연결하면서 빠른 반대전환이 일어나면? 사카는 반대의 넓은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다시 윙스페이스로 넓게 벌리며, 위로 올라왔던 오바나 라카는 빠르게 페널티박스 안으로 들어간다. 사카가 있던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 공간은 이번에는 토미야스가 대신 점유하러 움직이며, 라카가 점유하던 센트럴 스페이스는 로콩가가 앞으로 나오며 점유하게 된다. 로우도 빠르게 제 자리를 되찾으며 다시금 효율적인 공간 배분을 모색한다.

    비록 패스는 3번밖에 안되지만, 이 3번의 패스 사이에 공간을 왔다갔다 움직인 선수들의 양은 훨씬 많다. 최근의 아스날을 보면 이런 식의 공간 로테이션이 어느 정도 기틀을 잡았고, 신경 써서 보면 선수들의 도미노 형식의 떼 이동이 매 순간 일어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1) 간단한 로테이션의 예

    실제 아스날 경기에서 일어나는 간단한 로테이션부터 직접 살펴보자.

    위 그림에서 공격진 5명은 아주 이쁘게 각각의 공간을 점유하고 있다. 역습 1차 저지선 역할의 3미드필더도 그렇다. 여기서 로우는 순간적으로 윙스페이스로의 공간 침투를 감행한다.

    이렇게 로우가 윙스페이스로 이동하면, 그가 점유하던 기존의 하프 스페이스는 빈 공간이 된다. 훈련이 되어 있는 아스날이기 때문에 오바메양과 누노가 모두 동시에 그 공간으로 이동하려는 움직임을 취한다. (움짤에서 확인 가능)

    오바메양이 한칸 내려와 왼쪽 하프 스페이스를 점유했기 때문에, 이에 따라 도미노처럼 라카제트도 한 칸 내려와 센트럴 스페이스를, 사카도 한 칸 내려와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까지 순간적으로 따라 내려왔다.

    그러나 누노가 볼을 몰고 직접 왼쪽 하프스페이스로 올라오자, 오바메양은 다시 중첩됨을 깨닫고는 기존의 센트럴 스페이스로 다시 회귀하여 공간 중첩을 피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인다. 그리고 라카제트의 경우에는, 현재 3열이 없기 때문에 누노와 열을 맞춰주기 위해 살짝 내려온다. 

    이런 일련의 복잡한 움직임이 누노가 공을 받은 이후에 아주 자연스럽게 물흐르듯 일어나는데, 이런 장면들에 신경 쓰기 시작한다면, 비슷한 장면들을 경기 중에 수십 개도 넘게 찾을 수 있다.

    움짤을 보며 다시 확인해보자.

    (1) 로우와 로테이션하는 누노 (2) 오바도 로테이션하러 내려왔다가 급히 다시 올라가는 모습 (3) 같이 내려왔던 라카는 누노의 열(3열)을 맞춰주러 내려온다

      

    (2) 공격에서의 활용 예

    이번에도 아스날이 공격을 한창 전개하던 중의 모습이다. 역시나 매우 선수들의 지역 구분이 이쁘게 잘 되어 있음을 또한번 확인할 수 있다. 여기서 볼을 뺏기면서, 로우가 윙스페이스로 압박을 도와주기 위해 나가게 되는데, 로우가 왼쪽 하프스페이스를 비우고 나가면, 당연히 오바메양이 그 자리를 다시 점유하러 대신 들어갈 것이다. 

    사실 로테이션의 일환이 아닌 이상, 오바메양이 굳이 이 상황에서 저 빨간 방향으로 움직일 필요는 크지 않다.

    어쨌든 나일스가 다행히 잃어버렸던 소유권을 다시 가져오는데 성공했다. 로우는 여전히 누노, 나일스와 함께 윙스페이스에 머무는 중이고, 오바메양은 기존의 로우 자리를 잘 채워주려 내려와 있다. 이렇게 오바메양이 내려오면 기존의 오바메양이 있던 파란색의 자리(페널티 박스 안)가 비게 되며, 이와 동시에 오바메양을 마크하던 노란색원의 선수도 오바메양을 따라 내려오게 된다.

    로테이션의 일환으로 라카제트는 당연히 오바메양의 기존 자리를 점유하려 움직일 수 있다. 그냥 단순히 빈공간이 나서가 아니라 오바메양과의 연습된 훈련으로 인해 익숙해진 플레이 종류로 볼 수 있다.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다른 장면에서도 비슷한 모습이 반복되기 때문이다. '종합' 파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리고 나일스는 기존 오바의 빈자리를 향해 패스를 날리게 된다.

    로테이션을 통해 오바의 자리를 점유한 라카 주위로 다시 한번 선수들의 공간이동이 기민하게 이루어진다. 사카는 하프 스페이스로부터 반대쪽 페널티박스 쪽으로, 누노는 윙스페이스에서 페널티박스 끝 공간으로, 오바메양은 다시 라카제트가 기존에 점유하던 센트럴 스페이스를 넘어서고 있다.

    따라서 사실 이 장면은 오바메양이 터치 미스로 인해 골을 날려먹은 장면으로만 기억되지만, 사실은 라카제트에게도 아쉬운 부분이 있다는게 개인적인 의견이다. 라카제트가 동료들의 이런 연습에 의한 기민한 공간 움직임을 믿었다면, 충분히 동료들에게 내줄 수 있는 선택지가 최소 3개 이상으로 꽤나 많았다. 로테이션에 의한 자연스러운 흐름이기 때문에 충분히 라카제트의 예측 범주 내이기도 했다. 그러나 라카제트는 예전 에메리 시절의 리버풀 전처럼 본인이 로빙슛으로 마무리한다는 생각이 앞섰기에 결국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는 못 했다.

    다소 결과론적일 수도 있지만, 최근 아스날의 경기 중에는 박스 내에서 훨씬 쉽게 갈 수 있는 장면들임에도 이러한 동료의 움직임을 체크하지 못 하고, 상대적으로 아쉬운 결정을 내리는 케이스가 꽤나 잦다. 즉 공격 마무리 장면에 있어서는 여전히 로테이션에 대한 효과를 확실하게 누리지는 못 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1) 압박하러 빠지는 로우 (2) 로우 자리로 들어오는 오바메양 (3) 유인되는 상대 센터백 (4) 오바 기존 자리로 침투하는 라카

    (3) 삼각편대에서의 예

    이번에는 삼각편대의 로테이션을 살펴보자. 빌라전에서 나온 장면이다. 굳이 토미야스가 공간을 바꿀 필요는 없지만, 로테이션으로 인한 부가적 효과를 얻기 위해 로테이션을 시도하는 것이다. 토미가 볼을 잡은 상황에서 사카에게 간단히 넘겨준 후, 노란색 방향으로 오버래핑한다. 이것이 시작이다. 

    토미가 깊은 윙스페이스로 이동했기 때문에 마킹하던 상대 LW 선수도 따라갔다. 토미야스의 기존 자리를 사카가 점유해야 할 것이므로 사카는 내려온다. 사카를 마킹하던 상대 LB는 따라 내려와 사카를 마킹한다. 사카는 여의치 않자 파티에게 일단 볼을 백 패스하며 시간을 번다.

    깊은 윙스페이스로 올라갔던 토미는 다시 내려올 채비를 하고, 사카는 다시 본래의 제자리로 복귀하고자 한다. 또 한 번 로테이션을 하는 것이다. (제자리→로테이션→다시 제자리) 이때 마킹하던 선수를 따돌리기 위해 라카의 뒤로 돌아서 움직인다.

    토미가 내려오고, 사카가 라카 뒤로 가는 사이에, 상대팀은 LB와 LW의 위치를 다시 바꾼다. 다시 수비력이 더 나은 LB가 깊은 위치를 수비하러 간 것이다. 내려온 토미야스에게 파티는 볼을 전달하며, 그 사이에 사카는 제자리로의 복귀를 완료할 것이다.

    사카가 측면에 뚫린 공간으로 제자리를 찾아 복귀하자 가까이 있던 상대CB는 끌려나간 LB, LW를 대신해 본인이 사카를 따라가 마킹한다. 따라서 자기를 마킹하던 CB가 없어진 틈을 이번에는 라카제트가 이용할 기회를 잡는다. 토미야스는 더 아래로 내려와 LB를 계속 유인한다.

    토미야스가 더 내려오며 파티에게 볼을 전달한다. 라카가 틈을 타서 오른쪽 하프스페이스로 침투하려 하자, 상대 CB는 위험을 감지하고, 다시 라카를 마킹하러 온다. LB는 여전히 토미야스를 마킹하고 있지만, LW는 이렇게 돌고 도는 로테이션 속에서 자신이 마킹해야 할 선수를 잃어버리게 된다.

    결국 라카-사카-토미 삼각편대는 원래 자신이 있어야할 위치를 점하고 있지만, 한 번 로테이션을 돌아줌으로써(제자리→로테이션→다시 제자리) 상대의 대인마킹 수비에 혼란을 야기하고, LW로 하여금 자신의 마킹맨을 잃어버리는 결과를 이끌어낸다. 파티는 마크맨이 없고, 공간까지 열려있는 프리맨 사카를 향해 패스를 전달한다.

    이것이 로테이션의 장점이다. 로테이션을 도는 선수들은 자신이 어느 위치로 도미노처럼, 톱니바퀴처럼 따라 움직여야 할지를 명확히 아는데 반해, 상대팀은 선수를 졸졸 따라다니기 때문에 이 선수들이 어디로 움직이려 하는지 그 목적성이나 방향성을 예측하는데 혼동할 수밖에 없다.

    같은 장면을 이전 칼럼에서는 단순히 라카제트의 효용성 중 일부로만 다뤘지만, 사실은 이러한 로테이션의 과정이 첨가된 좋은 예시였던 것이다. 일련의 과정을 움짤로 다시 한 번 보자. 상대 수비가 따라다니면서 정신을 못 차린 다는 걸 알 수 있다.

    사실은 로테이션의 효과였던 장면

    또 다른 예시도 가볍게 움짤만으로 이해해보자.

    (1) 라카제트가 윙스페이스로 내려오자 토미야스는 중앙으로 올라간다 (2) 그 과정에서 토미야스를 마크해야할 상대 선수는 이도저도 아닌 위치를 잡게 된다 (3) 기존 라카제트가 있어야할 하프스페이스 자리로 대신 로테이션한 사카 (4) 오른발 주발의 라카는 터치라인 근처에서 원터치패스가 가능 (5) 사카의 로테를 따라오던 대니 로즈는 역방향에 걸려 패스를 놓침 (6) 상대 실수가 있었지만 기존과는 다른 삼각형 형태로 로테이션하면서 효과를 보았다

     


    3. 종합 예시


    마지막으로 종합적인 예시 장면을 살펴보고 이번 칼럼을 마무리 지으려 한다. 비록 15초 가량밖에 되지 않는 짧은 장면이지만, 심지어 저번 칼럼의 포지셔널 플레이까지도 종합하는 장면이라고 할 수 있겠다. 앞서 간단간단하게 짤막한 예시를 들어, 열을 활용한 역습 저지선 구축, 공격에서의 3열의 중요성, 로테이션 등에 대해 살펴보았다. 최대한 간단하게 설명하려 했으나, 결코 쉽지 않은 이론 개념들이며, 이것을 실제 경기에 접목해 바라본다는 것은 더 어려운 난이도임이 자명하다. 

    여기서부터는 15초 가량의 장면을 먼저 캡처 화면으로 하나씩 따라가며, 언급할 예정이다. 캡처에 따른 각기의 장면의 핵심들을 본 후, 다시 움짤을 본다면, 어려운 난이도에도 불구하고, 조금이나마 이 칼럼을 읽기 전보다는 보이는 게 많을 수도 있다. 아니, 많길 기대한다. 비록 필자의 관점이 축구를 보는 방식의 정답은 결코 아니지만, 이 칼럼을 집필하는 이유 자체가, 칼럼을 통해 독자 구너들이 좀 더 다양하게 볼 수 있는 효과를 누리도록 하기 위한 것이므로, 그만큼 글을 작성한 보람을 확실히 느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두 칼럼에서 설명된 내용들은 핑크색으로 하이라이트 처리하겠다)

    (장면 1) 

    이전 칼럼에서 다룬대로, 더블 윙스페이스 장면이다. 로우가 의도적으로 윙스페이스에 빠졌다가 다시 나일스에게 공을 건네고 돌아가려 하고 한다.

    당연히 더블 윙스페이스의 의도적 중첩이기 때문에 반대편 사카 쪽은 공간이 넓게 벌어져있을 것이라는 점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토미야스도, 벤 화이트도 모두 오른쪽을 쳐다보고 있다.

    한편 오바메양은 센트럴 스페이스, 라카는 오른쪽 하프스페이스를 점유하고 있다.

    (장면 2)

    본인의 롱패스로 오른쪽 전환을 하려 하는 벤 화이트는 손을 들어 나일스에게 공을 요청한다.

    한편 로우는 본인의 기존 제자리인 좌측 하프스페이스로 복귀하고 있으며, 복귀하면서 같은 3열에 있는 라카제트와 열을 맞추는 모습이다.

    (장면 3)

    벤 화이트는 여전히 손을 들고, 본인에게 패스를 달라고 요청하고 있다.

    이 와중에 로우는 본인 제자리 복귀를 완료했는데, 순간적으로 오바메양이 뜬금없이 내려온다. 무슨 의미일까? 당연히 라카제트와의 약속된 플레이다. 아까의 예시처럼 오바메양과 라카제트의 로테이션을 통한 침투 공격이다. 

    공을 소유한 나일스는 선택권이 많다. 화이트에게 백패스할 수도, 또 로테이션 침투 공격에 들어간 라카제트에게 공을 줄 수도, 또 더블 윙스페이스로 인한 반대편 사카로의 넓은 공간으로 볼을 전환시킬 수도 있다.

    이렇게 선택지가 많아진다는 것은 좋은 징조이다. 아스날의 의도적인 밀집, 반대 전환, 훈련된 로테이션들이 한데 엮어 한 장면에서 동시에 발현되면서, 실제 경기를 뛰고 있는 선수들에게 하나하나 선택지, 즉 무기를 쥐어주는 셈이기 때문이다.

    (장면 4)

    나일스는 결국 더블 윙스페이스 전략으로 인해 넓어진 반대 공간의 사카를 향한 반대 전환 롱패스를 직접 하는 것으로 선택했다. 패스는 훌륭하게 들어갔다.

    보다시피 라카제트는 위에서처럼 오바메양과의 로테이션을 통한 침투 움직임을 가져가고 있었다는 걸 잠깐이나마 포지셔닝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번에도 오바메양을 따라 왓포드의 상대 수비수 중 한 명이 따라 내려온 것이 눈에 띈다.

    맨 위 윙스페이스 공간에 서있는 누노는 여전히 로우와 내려온 오바메양과 같은 3열에서 열을 지키고 있다.

    (장면 5)

    라카제트는 기존의 자신의 깊숙한 오른쪽 하프스페이스를 놔두고, 페널티 박스 안으로 침투했다. 당연히 그 자리는 이제 토미야스가 점유하게 된다. 자연스러운 로테이션의 흐름이다. 반대 전환 시 사카에게 주어진 공간이 너무 넓어 위험했기에 왓포드는 도움 수비를 가게 되고, 이로 인해 토미야스 앞의 공간은 허허벌판 수준이 되었다.

    (장면 6)

    사카의 백패스를 받은 토미야스 역시 선택지가 많다. 라카제트가 페널티 박스 안의 오른쪽으로 침투한다면, 그쪽으로 쓰루패스를 내어줄 수도 있으며, 사카가 수비 뒤로 침투한다면 그쪽으로의 쓰루패스도 가능하다. 

    다른 여러 선택지 중 또 하나는 바로 반대의 누노를 향한 전환 패스다. 3열과 열을 맞추던 누노는 이제 4열로 변환하면서 페널티 박스 안으로의 침투를 수행하고 있으며, 누노 쪽의 공간에는 수비수가 전무하다. 

    토미야스는 하프 스페이스에서의 얼리 크로스에 익숙지 않지만, 그 선택지를 선택하고 과감하게 시도한다. 

    (장면 7)

    그러나 아직은 스킬이 미숙한 토미야스의 크로스가 짧아 상대 수비수의 머리에 걸린다. 2-3-5 포메이션으로 상대 진영에 깊숙이 들어왔기 때문에 매우 위험한 상황이다. 역습을 저지 or 방해해야만 한다.

    이미 다룬 바 대로, 역습 저지선 역할의 1열이 튀어나와 헤딩 경합을 해준다. 여기서는 로콩가가 그 역할을 담당했다. 

    (장면 8)

    그다음은 새롭게 생성한 1.5열의 담당이다. 로콩가와의 공중볼 경합 후 떨어진 세컨볼을 역습 저지 1.5열의 나일스가 쉽게 낚아채며 볼을 지킨다. 

    비록 가담은 안 했으나, 18번의 토미야스나, 4번의 벤화이트가 함께 1.5열을 형성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화이트는 이 역할을 확실히 지시받았기에 언제나 마갈량보다 이렇게 앞에 나와있다. 최후 저지선 2열 마갈량은 당연히 더 뒤에 있으므로 이 장면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이 모든 것이 저번 칼럼과 이번 칼럼에서 다룬 내용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15초다. 15초 안에 생각보다 많은 이론적 개념들이 들어있으며, 이를 훈련을 통해 습관화, 패턴화로 승화시킨 아스날 선수들이 경기 중에도 주도적으로 자신들의 선택지를 가져간다는 점, 또 공격을 시도하다가 역습 위기를 맞았을 때도 그러한 취약점을 완화시키는 1.5열의 추가까지 싹 다 확인할 수 있다...

    알고 다시 본다면 그냥 봤던 15초가 새롭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결국 요약하면 이렇다. 즉, 포지셔널 플레이의 기초와 행과 열, 그리고 로테이션까지 가미했을 때, 비로소 각각이 시너지를 발휘하며 팀으로서의 완성도 높은 장면들을 만들어내기 시작할 수 있다. 그리고 현재의 아스날은 그런 장면들을 조금씩 만들어내기 시작하는 단계를 넘어섰다. 이제 남은 것은 그러한 장면을 만들어내는 빈도수와 일관성의 문제다.

    마지막 움짤을 남기며, 이번 칼럼을 마무리하겠다. 부디 15초의 움짤에서 칼럼을 읽기 전보다 더 많은 것들을 보게 되길 희망한다.

    각각의 장면들을 다시 상기하면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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