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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분석] 텐백을 부수는 법Arsenal/Column 2021. 11. 28. 14:53반응형
필자는 여태까지 통상적으로 칼럼을 쓸 때, 일반적인 전술 내용을 통해 아스날에 접목시키는 형식으로 작성해왔다. 그러나 이번 뉴캐슬과의 경기는 따로 경기 자체를 분석하는 칼럼을 쓸만한 가치가 있는 경기였기 때문에, 한 경기 자체에 보다 더 전술적으로 집중하여, 이를 심도 있게 파보려 한다. 90분 내내의 모든 움직임을 다 분석하기에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적절히 전술적 핵심을 추려내고, 이를 아스날이 어떻게 활용했는지에 중점을 두어 서술하려 한다.
일단 뉴캐슬과의 경기에 있어, 선수 전반에 걸친 평가나 간단한 리뷰에 대해서는 이 글을 먼저 보고 오시는걸 추천드린다. 선수에 대한 평가와 전술적 분석을 함께 곁들인다면, 이해도도 높아지고, 아스날의 현 상황 및 경기력에 대해 보다 더 깊은 통찰력을 보유할 수 있을 테니까 말이다.
이번 뉴캐슬과의 경기에서 아스날의 핵심 과제는 결국 강팀들이 으레 그렇듯이, 내려앉는 상대팀을 상대로 어떻게 파고들어 득점에 성공하는가 여부였다. 감독마다 이를 타파하기 위한 본인만의 특색이나 아이디어를 갖고 있기 마련이다. 개인적으로 이번 뉴캐슬 전을 인상 깊게 본 이유는, 아르테타의 포지셔널 플레이에 기반한 또 다른 아이디어, 그리고 이를 통해 향후 아스날의 장기적 플랜까지도 마치 청사진처럼 들여다볼 수 있는 매력적인 경기였기 때문이다. 물론 경기력이 답답하다고 느낄만한 구석이 중간중간 있었으나, 전술적인 측면이라기보다는 선수 개개인에서 비롯된 답답함이나, 완성도 부족으로 야기된 이슈가 더 많았다고 볼 수 있었다.
포지셔널 게임에 대한 여러 칼럼들을 쓰면서 응용의 핵심으로 꼽은 요소 중 하나가 로테이션이다. 오늘 경기는 아스날의 양 쪽 삼각편대가 지금까지 올시즌 모든 경기를 통틀어 가장 활발한 로테이션을 가져갔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오늘 경기에서의 키포인트는 기존과는 달리 235 전형(포메이션) 자체로도 로테이션이 돌아갔다는 점이다. 일단은 이것부터 설명을 하고 시작해보자.
1. 포메이션 로테이션
이전 칼럼에서 언급한 대로, 아르테타의 아스날이 주로 사용하는 235 활용 방식은 위의 그림과 같다. 당시 글에서도 적었듯, 후라이드반, 양념반으로 비유할 수 있는데, 이것은 아르테타가 본인이 부임할 당시 아스날의 스쿼드 상황을 고려해서 변형한 것이고, 이 전술적 뼈대와 기조가 현재까지 이어졌으며, 선수 영입 역시 이에 기초해 부합하는 자원들로 꾸려졌다.
(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다면, 이전 칼럼 링크글을 참조해주시길)
이번 시즌 아스날 역시 일반적으로 이 포메이션을 기초로 하지만, 좌우가 반대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즉, RB(토미야스)가 올라가면 대신 LB(누노)가 반대편에서는 내려와 인버티드 풀백이 되고, AM(라카)가 내려오는 대신 LDM(삼비)가 올라가는 형식 말이다. 이것도 로테이션이라고 볼 수 있겠지만, 비대칭을 유지하는 상황에서 좌우만을 거울처럼 뒤바꾼 것이기 때문에 아주 큰 의미를 갖는다고 보긴 어렵다.
그러나 위 그럼 형태의 235를 보자. 이 방식은 분명 적어도 이번 시즌에는 아스날이 즐겨 사용하지 않았던 방식이다. 저번 시즌 RW페페와 RB베예린 등을 통해 실험해보았던 방식과 유사하지만, 결국 실패로 귀결되었고, 첫 방식의 235로 회귀했던 것이다.
오늘 뉴캐슬 전에서 아르테타는 다시 이 포메이션 형태를 꺼내 드는데, 이유는 이 포메이션이 보다 더 좌우 측면 공격에서의 밸런스를 찾기에 더 이상적이며, 텐백처럼 가라앉은 상대를 횡적으로 흔드는데 용이하기 때문이다. 특히 비대칭 235로 인해 사카 쪽에서 직선적인 정발 크로스가 워낙 줄어든 상황이었기에, 아르테타는 뉴캐슬 전에서 공격 루트를 최대한 다양화시켜 상대를 공략하기 위해 토미야스를 끌어올리는 방식을 채택할 수밖에 없었다.
직접 경기 장면을 통해 확인해보자.
위의 두 그림을 비교해보면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즉 핵심은 토미야스가 어디까지 올라가는가, 외데고르가 어디까지 내려오는가의 유기적 움직임과 결부된다. 주목해야 할 점은 이러한 포메이션 변형이 딱딱하게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경기를 보다 보면, 아주 자연스럽고 물 흐르듯이 바뀌며 상당히 유동적이다. 선수들이 자신의 움직임뿐만 아니라 동료들의 움직임을 모두 체크하고 있고, 그에 따라 본인이 어디에 포지셔닝해야하는지 정확히 인지하고 있다는 뜻이다. 결코 경기 중에 포메이션 완전히 바꿨네~라고 상대가 알아채기 힘들 정도로, 유기적이라는 말이다. 그래야만 더 위협적이기도 할 테니까.
풀경기를 다시 본다면, 기존의 누노가 올라가는 비대칭 235가 되었다가, 토미야스가 올라가면 외데고르가 내려오면서 다른 235를 이루다가, 또 누누가 올라오면 다시 기존의 235가 되는 것이 거의 무한 반복되는 수준임을 확인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포메이션 로테이션이 어떤 효과를 만들어낼까. 포지셔닝에 있어 능동성을 가진다는 것은 상당한 우위이자 강점이 될 수 있다. 마킹하는 수비 입장에서는 공격자를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데, 공격자가 본인의 포지셔닝을 적재적소에 확실한 인지를 통해 가져 가고, 그 변화를 팀 동료가 인지해 연습된 포지셔닝을 가져간다면, 그 능동성의 연속에 의해 상대 수비들은 완전히 허수아비가 될 수 있는 셈이다. 로우가 왜 턴을 잘할까? 단순히 피지컬적으로 엄청난 턴 능력을 가져서가 아니라, 항상 포지셔닝을 능동적으로 잘하기 때문에, 이후에 수동적으로 반박자 늦게 따라붙는 수비수들을 상대로 완전한 타이밍 우위를 가져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는 능동적인 포지셔닝으로 편한 상태에서 볼을 받으니, 반박자 늦게 나를 따라 어설픈 포지셔닝을 가져갈 상대를 예측하고, 그 예측이 턴 동작으로 이어나가면서 쉽게 제칠 수 있게 된다.
다만, 이러한 포메이션 로테이션의 효과에도 불구하고, 이것이 내려앉은 상대, 소위 텐백을 상대로 명확한 유효 타격이 될 수는 없다. 종횡으로 흔들기에 좀 더 유리할 지는 몰라도, 직접적인 타격이 있기 위해서는 보다 더 묘수가 필요하다. 이 경기에서 아르테타의 아이디어는 벤 화이트다. 이하에서 알아보자.
2. 선수 로테이션
이 부분 역시 이전 칼럼에서 몇 가지의 예를 들어 설명한 바 있다. 이번 아이디어는 그것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간 응용이다. 1번에서의 포메이션 로테이션이 전체적으로 상대 수비 교란에 우위를 가져오기는 하나, 결코 눌러앉은 텐백을 상대로 수적 우위를 가져올 수는 없다. 전형이 바뀌어도, 공격은 5명, 미드 역할은 3명, 수비는 2명이다. 그나마 공격에 더 힘을 주려면, 레드존에 미드 3명 중 몇 명이 들어가 점유를 시도하는 것뿐이다.
(1) 센터백 활용
그러나 아르테타는 여기에서 수적 우위까지 점하려는 과감한 시도를 하는데, 그 아이디어는 센터백의 활용에서 나온다.
뉴캐슬 전을 자세히 본 구너들은 벤 화이트가 유독 오늘 경기에서 엄청 많이 올라온다는걸 느꼈을 수 있다. 물론 마갈량의 경우도 화이트보다는 적지만, 가끔 올라왔다.
위 그림은 마갈량이 올라왔을 때의 모습이다. 사실상 로콩가와 선수 로테이션을 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이렇게 되면 미드 3라인이 마갈량-파티-토미야스로 이루어진다. 대신 로콩가는 마갈량보다 뒤에서 마치 센터백처럼 서있는 걸 확인할 수 있다. 순간적인 로테이션이지만, 이것이 가능하다는 데서 아이디어는 출발한다.
이번에는 화이트가 올라간 모습이다. 왜 화이트가 마갈량보다 많이 올라가고, 자주 올라갈까? 마갈량과 화이트의 스타일 차이도 있지만, 화이트는 DM과 RB를 겸할 수 있는 다재다능함을 겸비하고 있다. 즉, 사실 화이트가 기존의 토미야스 역할(인버티드 풀백)을 맡더라도 이상할게 하등 없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위와 같이 삼비-파티-화이트가 미드 3을 구성하게 되면, 전방은 이제 5명이 아니라 6명이 된다. 벤 화이트의 멀티능력과 팀적인 로테이션이 익숙해져 있는 조직력을 십분 활용한다면, 기존의 235보다 훨씬 공격 쪽 수적 우위가 강화된 1-3-6 식의 진형까지도 가능하다. 이렇게 되면 어떤 효과가 있을까. 기존의 5명 공격진을 제외한 추가적인 1명은 기존의 방식과는 달리, 전술적 프리맨(Free-man)으로서 필드 어디든지 왔다갔다할 수 있는 전술적 자유로움을 얻게 된다. (전술적 프리맨 관련해서는 이하에서 더 자세히 검토한다)
화이트가 올라옴으로써 생긴 효과들을 몇 가지 예시 장면으로 확인하자.
(1)-1. 외데고르의 종적인 자유로움
그 전술적 프리맨이 누가 되는가 역시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 따라서 수비하는 뉴캐슬 입장에서는 재앙과도 같다. 6명 중에 도대체 누가 프리맨인지, 어떻게 마크해야 되는지 갈팡질팡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위 그림을 통해 외데고르가 프리맨인 경우를 살펴보자. 그래도 6명 중에서 가장 프리맨 역할을 자주 맡았던 선수다. 그리고 이를 위해 아르테타 감독이 오늘 라카제트 대신 외데고를 기용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외데고르는 기본적으로 공미지만, 충분히 메짤라를 비롯한 3선의 역할을 해낼 수도 있는 능력을 갖췄다. 따라서 외데고르는 5명(누노-로우-오바-사카-토미)이 기존의 포지셔닝을 유지하는 동안, 종적으로 너무나 자유롭게 왔다 갔다 할 수 있다. 미드 3명은 화이트가 가세해 (삼비-파티-화이트)가 이루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상대 진영에서의 전개 과정에서 기존의 235보다도 더 볼 흐름이 윤택해질 수 있으며, 외데고르라는 선수가 잘할 수 있는 장점을 좀 더 부각시키는 환경 자체를 조성하게 된다. 움짤로도 살펴보자.
이는 단순히 오늘 뉴캐슬 전만으로 한정되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외데고르를 어떻게 쓸지에 대한 청사진을 살짝 보여준 것과 마찬가지다. 상대적 약팀을 상대로 벤 화이트를 올려 토미야스의 역할을 대신하고, 프리맨으로 외데고르가 종적 움직임을 자유롭고 넓게 가져가면서 상대를 지배, 압도하는 그림이 이미 아르테타의 머릿 속에 펼쳐져 있다.
(1)-2. 사카의 횡적인 자유로움
이번에는 사카가 전술적 프리맨이 되었을 경우을 보자. 어떻게 가능한 지부터 이론적으로 살펴보면, 왼쪽 진행이므로 기존의 누노가 올라가는 형태의 비대칭 235를 구성하게 되는데, 여기서 화이트가 올라가면, 사카 자리를 토미야스가 대체해도 무방하다. 굳이 온전히 대체하지 않더라도, 사카가 본인의 포지셔닝 및 역할을 토미야스가 대신해줄 것으로 믿고, 다른 쪽으로 움직일 수 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 (기존 5명의 공격 구성원들의 역할은 그대로이므로)
따라서 사카는 기존의 5에서 벗어나 1명으로서 전술적 프리맨의 자유로움을 얻을 수 있는데, 선수 특성상 외데고르처럼 종적으로 움직이기보다는 횡적으로 움직이면서 그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이다. 즉, 나머지 5명은 기존대로 포진해있는데, 그 사이를 중간중간 횡적으로 왔다 갔다 하며 빈틈을 보강해주는 역할이다.
오바메양이 놓친 그 장면 역시 사카의 횡적 자유로움을 십분 이용한 장면이다. 왼쪽에서 누노와 로콩가, 로우에 의한 공격 작업이 원활하지 않다고 판단한 사카가, 적재적소에 본인의 기존 포지셔닝을 이탈하면서 왼쪽 공격을 도와줄 수 있다. 이런 사카의 뜬금없는 횡적인 프리맨 움직임에 뉴캐슬 선수들은 당황할 수밖에 없으며, 사카는 왼쪽에서도 본인의 주발을 활용한 날카로운 크로스 능력이 가능하기 때문에 이러한 횡적 자유로움이 더 빛을 발한다.
(2) 원톱 비우기
아스날이 기존의 비대칭 235가 아니라 대칭형 235를 섞어 쓰게 되면서, 선수들의 구성은 전형적인 433에 더 비슷해지는 상황을 자주 맞이하게 된다. 따라서 이렇게 되면 오바메양의 역할이 매우 애매해지는데, 센터백과 비벼주면서 고정시키는 능력도, 또는 내려오면서 안정적으로 등을 지고 받아주는 능력도, 또는 중앙에서 헤딩으로 각종 크로스를 받아먹는 능력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위 그림처럼, 아르테타는 경기 도중 제로톱과 비슷하게, 오바메양을 기존 경기보다 더 자주 스위칭시킨다. 로우 대신 오바가 왼쪽 삼각편대를 맡고, 로우가 중앙에서 상황에 따라 양쪽 삼각편대를 도와주는 방책이다. 로우는 훨씬 주발 의존도가 적고, 분배 능력도 상당히 뛰어나므로 오바보다 필요한 대체 톱의 역할을 잘해줄 수 있다.
그럼에도 오바메양이 전반에 매우 안 좋은 경기력을 보이면서, 아르테타는 점점 더 화이트를 올리고, 이윽고 후반에 들어가서는 오바메양 대신 여러 선수를 원톱 역할로 대체하며 더 적극적인 원톱 비우기를 감행하는데, 이것 역시 당연히 로테이션의 응용이다.
원톱 비우기라고 이름 지었지만, 사실상 순간적인 제로톱이나 순간적인 대체 원톱이 적용됨을 뜻한다. 즉, 오바메양의 원톱으로서의 단점을 동료들이 보완해줄 수 있도록 하는 대처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렇다면 유독 이 경기에서 왜 이런 응용을 선보인걸까?
이 또한 화이트가 올라간 것과 관련이 있다 위 그림을 보자.
화이트가 올라가서 토미야스 역할을 대신해줌에 따라, 이제 오른쪽 삼각편대는 사카-토미야스-화이트가 이루게 된다. 원래 삼각편대의 일원이었던 외데고르는 보다 더 센트럴 스페이스에서 종적인 자유로움을 얻는다.
그럼 센트럴 스페이스는 어떻게 되는가? Overload(과밀화)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상대 선수들은 중앙을 더 신경 쓰게 되고, 양 측면에서의 공간이 상대적으로 창출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이런 구조에서는 센트럴 스페이스에서의 좌우 분배 능력이 워낙 더 강조될 수밖에 없다. 위아래로 왔다 갔다 하면서 좌우로 잘 뿌려주는 외데고르가 기용된 이유이기도 하며, 후반에 오바메양의 원톱 비우기 또는 스위칭을 강화 실행한 것도 그러한 연유에서 발생한다. 알다시피 오바메양은 중앙에서의 좌우 분배 능력이 부족하니까.
사실 두 번째 골장면 역시 이러한 원톱 비우기에 의한 득점이라고 할 수 있다.
화이트가 공을 들고 전진하면서 사실상 토미야스의 인버티드 풀백 역할을 수행하러 올라온다. 이때 오바메양은 원톱 비우기를 위해 밑으로 내려오고 상대 수비수는 완전히 유인당해 끌려오지는 않을지언정 아스날의 원톱이 없는 제로톱 형태가 되었다고 생각하고, 방심하게 된다.
그러나 마르티넬리가 대체 톱의 역할을 대신한다. 원래는 오른쪽 삼각 편대에 속해야 할 마르티넬리지만, 화이트가 올라옴으로써 전술적 프리맨이 되고, 오바가 원톱 비우기를 함으로써 대체 톱까지 올라간다. 이렇게 오른쪽 삼각편대가 엄청 유연하게 구성 선수들이 맨날 바뀌고, 오바메양은 시도 때도 없이 원톱 비우기를 시전하고, 공격 6명 중 1명은 전술적 프리맨으로 이런 예상치 못한 움직임들을 보여주니, 시종일관 수비적인 모드로 일관하던 뉴캐슬이 정신을 못 차리게 된다.
움짤로 일련의 과정이 얼마나 물 흐르듯 유기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살펴보자.
(3) 기타 일반 로테이션 및 역습 저지
이 부분은 이전 칼럼에서 아주 상세하게 다뤘으므로, 설명은 모두 생략하고, 일반 로테이션과 역습 저지 1.5열이 오늘 뉴캐슬 전에서도 발현된 장면들만 발췌하여 움짤로 첨부한다. 경기 중 수없이 많이 나오기 때문에, 그중 필자가 대표적인 장면만 선정했다. 본인이 이전 칼럼을 확실히 이해했다면, 움짤만으로도 선수들의 움직임 의도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3. 종합 예시
이번 경기 분석 칼럼 역시 마지막으로 종합 예시 장면을 분석하면서 마무리 지으려 한다. 결국 득점은 이러한 아르테타의 아이디어들과 그것을 수행하는 선수들의 실행력 2개가 온전히 맞물려 피치 위에서 정확히 구현되었을 때, 이루어질 수 있는 것이며, 상대 역시 균열을 만들기 위한 여러 움직임들에 속아줘야 한다.
뉴캐슬과의 첫번째 득점 장면 또한 대표적인 예시이며, 이 장면 하나만을 통해서도 지금까지 칼럼 3~4개에 다룬 모든 것들을 총망라할 뿐만 아니라, 현재 아스날의 주소를 완벽히 드러내 보일 수 있고, 대변할 수 있다.
저번처럼 이미 칼럼에서 언급한 바 있는 부분들은 빨간색으로 하이라이트 할 테니, 복습하며 상기한다는 기분으로 장면 하나하나를 감상해보자.
1. 뉴캐슬이 공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오바메양의 좋은 압박이 나온다. 아르테타가 톱으로서 오바메양을 버리기 힘든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오바메양이 이러한 챌린지식 압박에 능하기 때문이다. 라카제트나 다른 선수들은 이와달리 패스길 or 대인마크식 전방 압박 방식을 펼친다. 따라서 오바메양의 빠른 스피드와 헌신적인 스프린트가 최전방에서 특별히 도움이 되며, 아르테타가 은케티아를 괜찮게 생각했던 이유 중 하나가 은케티아도 이것에 능하기 때문이다.
어쨌든, 로우가 패스길을 막으면서 측면 수비수를 견제하고, 삼비, 외데고르가 중앙 쉘비를 견제하므로 뉴캐슬은 터치라인 쪽으로 롱볼 빌드업을 택한다. (사실 빌드업이 강제된 것이다)
2. 누노는 기다리고 있다가 1on1 경합에서 피지컬을 바탕으로 완벽한 승리를 가져온다. 티어니에 비해 누노가 가지는 큰 장점이다. 운동능력, 제공권, 경합 능력, 그리고 양발 사용.
뒤에 좌측이 뚫릴 경우를 대비한 마갈량의 커버 포지셔닝과, 빠른 역습에 대비한 3백 라인 구성이 인상적이다.
3. 누노는 볼을 탈취한 이후 직접 공을 드리블하며, 빨간 화살표 루트를 따라 올라온다. 이것 역시 누노의 장점인데, 양발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로우가 윙스페이스로 빠질 때, 누노가 하프스페이스를 점유해주기 용이하다. 순간적으로 로우와 누노가 로테이션한 것처럼 되며, 여기서 함께 3열을 구성하는 외데고르에게 횡패스를 준다.
4. 오른쪽으로 공이 전개되자, 화이트는 올라오고, 더불어 토미야스는 마음 놓고 우측 터치라인 쪽으로 넓게 올라온다. 화이트의 전진성으로 인한 효과다. 외데고르 역시 사카와 로테이션해 대신 우측 하프스페이스로 침투하는 움직임을 가져간다.
이와 동시에 누노는 더 올라가서 사실상 톱자리까지 점유한다. 원톱 비우기의 일종이다. 오바메양은 대신 로우 역할의 왼쪽 하프스페이스를 점유하며, 로우는 윙스페이스에 머물러있는다.
5. 토미야스의 우측 언더래핑으로 인해 사카가 로테이션상 내려온다. 흥미로운 점은 토미야스가 사카를 대신하고, 누노가 대체 톱으로 자리 잡은 상황에서 최종 4열 라인의 5명은 이미 완성되었다는 점이다. (로우-오바-누노-외데고르-토미)
따라서 사카는 이때부터 화이트의 전진성을 통한 공격 6명 중 1명의 전술적 프리맨이 된다. 사카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종보다는 횡적으로 자유로운 움직임을 가져가며 도울 가능성이 크다.
반대 전환을 위해 센트럴 스페이스를 점유 중인 삼비에게 패스를 건넨다.
6. 삼비가 공을 받자, 대체톱 누노는 밑으로 내려오며 삼비와 공을 주고받는다. 오바메양이 원톱으로서 부족한 능력인 피지컬, 양발 사용, 분배 능력을 모두 누노가 가지고 있기 때문에 좀 더 수월하게 내려올 수 있으며, 상대도 여전히 오바메양을 더 견제하기 때문에 누노의 행동에 딱히 제약이 걸리지 않는다.
(누노가 전술적으로 매우 다양하게 활용됨을 알 수 있다. 단순히 로우와 스위칭하는게 아니라 오바메양을 대신해 대체 원톱 역할까지도 (순간적이지만)소화할 수 있을 정도로, 포지션을 가리지 않는 밸런스를 갖춘 선수기 때문. 왜 티어니보다 요즘 더 자주 나오는지 확인 가능)
7. 이 와중에 전술적 프리맨 사카는 어느새 누노가 내려온 자리를 점유하고 있는데, 여기선 사카가 순간적으로 대체톱 역할을 대신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또는 누노가 내려온 틈을 전술적 프리맨 역할로서 중앙에서 도와주며, 누노가 양쪽 분배를 보다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해줬다고 볼 수도 있다.
한편, 센트럴 스페이스에서의 누노는 양발이 자유자재이므로 의외로 상당히 효과적인 볼 점유나 전개를 보여준다.
8. 사카가 이제 대체톱 자리를 넘어서 좌측으로 넘어온다. 겹치면 안 되기 때문에 오바메양은 당연히 이제 본인의 원래 자리인 톱으로 돌아가 센트럴 스페이스를 점유해준다.
누노는 이제 분배하면서 완전 내려왔다가, 사카가 좌측으로 빠지자, 다시 본인도 좌측 삼각편대로 복귀하기 위해 좌측 하프스페이스로 움직일 것이다. 로우는 여전히 윙스페이스를 점유 중이다.
전체적으로 복잡하고도, 기막힌 로테이션이다.
9. 이렇게 사카-로우-누노가 좌측 삼각편대를 구성했다. 기존의 삼각편대 중 하나인 삼비는 레드존 근처에서 여차하면 다시 좌우 분배를 준비하거나, 볼 뺏겼을 시 역습 저지 1열 역할을 준비한다.
로우-누노-오바-외데고르-토미야스로도 기존의 5명 공격 구성이 완비된 상태이므로, 좌측 윙스페이스로 빠지면서 뉴캐슬 수비를 횡으로 흔들었던 사카는 다시 한번 오른쪽으로 복귀한다. 횡적인 움직임에 있어 전술적 프리맨으로서 너무나 자유롭다.
10. 누노와 로우가 로테이션이 일어난 상황이므로, 누노가 로우의 역할을 대신해야만 하는데, 의외로 잘해준다. 전반에는 비슷한 포지셔닝에서 너무 잦은 중거리슛 시도로 인해 질타를 받았지만, 후반에는 한소리 들었는지 패스를 우선 선택지로 하는 모습이다.
게다가 양발잡이의 효과가 여기서도 드러나는데, 로우의 패스를 그대로 오른발로 사카에게까지 연결시킨다. 횡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사카에게는 완벽한 찬스가 된다.
이 모든 장면을 이제 완전히 숙지한 채로, 움짤로 음미해보자. 이 40초에 거의 모든 아르테타의 전술적 철학과 뼈대가 녹아있다. 포지셔널 게임, 로테이션, 행과 열, 전술적 프리맨을 모두 활용한 아르테타 아스날식 텐백 부수기.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을까. 감독과 선수들의 발전을 지켜보는 리빌딩이 이토록 흥미로울 줄은 미처 몰랐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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