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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수 분석] 스미스로우의 공간 이해도 : 아르테타의 ESR은 펩의 KDB가 될 수 있을까
    Arsenal/Column 2021. 11. 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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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 칼럼은 2021년 11월 4일에 작성되었던 글입니다.

    아르테타와 ESR / 펩과 KDB

    현재 아스날의 에이스는 누구인가 라는 질문에 대다수의 구너들이 그 대답으로 에밀 스미스-로우의 이름을 댈 것이다. 굳이 현재가 아니더라도 아르테타가 아스날 감독직으로서의 위기를 벗어나게 해 준 선수이자, 최근 가장 큰 발전을 이룬 아스날 유망주 중 하나인 스미스로우는 어릴 때부터 구너들에게 KDB라는 비교군을 언급하게 한 선수였다.

    당연히 이것은 유망주 시절 로우가 눈에 띄었던 점이 바로 킥력과 활동량 정도였기 때문에, 그런 능력을 대표하는 선수였던 KDB의 이름이 최대성장 기대치 목표로서 자연스레 나온 것뿐이어서 어느 정도 설레발 섞인 구너들의 희망에 불과한 것이었다.

    물론 지금 시점에서도 스미스로우는 갈 길이 멀다. 매우 뛰어난 활약으로 아스날의 걸출한 에이스 자리까지 올라 등번호 10번을 꿰찼지만, 그럼에도 발전의 여지가 많이 남아있는 선수다. 여전히 KDB와의 비교는 얼토당토않은 일이다.
     
    다만, 분명 달라진 부분은 있다. 이제 아르테타 체제 하에서 스미스로우는 그저 유망주가 아니라 팀 내 가장 중요한 선수의 반열에 올랐다. 뿐만 아니라 유망주 시절 구너들이 KDB를 언급했던 것은 다분히 하드웨어 측면에서의 비교군이자 최대 성장 기대치의 목표로서 뿐이었지만, 스미스로우는 기대치 않았던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도 KDB와 닮아가려는 성장을 이뤄내고 있고, 성장 속도도 예상보다 가파르다.

    사실 하드웨어 측면에서의 발전은 다른 유망주들도 어느정도 쉽게 해내는 반면, 소프트웨어 측면의 발전은 어려운 것이 일반적이다. 사실상 어느 정도 타고나야 하는 것도 맞고, 좋은 감독의 지도 하에 깨우쳐야 하는 것도 맞다. 이런 면에서 로우는 앞으로도 더욱 구너들을 흥분시킬만한 재능을 갖춘 선수이다.

    이 칼럼을 쓰게 된 이유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로우에 대한 여러 칭찬 중 대다수가 그의 하드웨어적 능력에 쏠려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트레이드마크와도 같은 빠른 턴동작, 템포 푸쉬, 양발까진 아니더라도 필요할 때 왼발도 곧잘 쓰고, 날쌘 주력과 모든 세트피스를 전담할만한 훌륭한 킥력 같은 것들이 스미스로우를 대변하고 있다. 그래서 뭔가 아쉬웠다. 이런 하드웨어가 뛰어난 선수도 맞지만, 더 주목해야 할 점은 바로 스미스로우의 축구 지능, 즉 공간 이해도(전술 이해도) 같은 측면이다.

    따라서 이번 칼럼에서는 스미스로우의 공간 이해도와 그로부터 파생되는 효과들을 부각해 다뤄볼 예정이다.

     


    1. 공간 이해도 - 침투 공간 만들기


     

    (1) 스스로 만들기

    로우를 단순히 중앙공미(10번 자리)가 아니라 양 쪽 윙으로도 쓸 수 있는 이유는 바로 스미스로우의 공간 이해도에서 파생된 침투 공간 만들기 능력에 있다.  

    대다수의 좋은 윙어들이 그렇듯, 위 장면에서처럼 스미스로우는 동료들의 도움 없이도 내려오는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수를 유인하고 끌어내 침투할 공간을 생성해낸다.  

    이렇게 스스로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은 아무래도 중앙보다는 측면이 훨씬 용이하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동료의 도움 없이 스스로 알아서 공간을 만들어내는 것은 한계가 명확하다. 그렇다면 로우는 어떻게 동료를 활용할까? 

     

    (2) 동료 활용 - ST

    아스날이 지공 상황에서 왼쪽으로 볼을 전개하는 순간을 살펴보자. 지공이니 기본적으로 아르테타의 기본 베이스인 2-3-5에 가까운 포메이션을 사용하고 있고, 위 그림대로 상대 1,2,3, 번 수비수가 왼쪽을 잘 틀어막고 있다. 현 상태로는 공간(특히 하프 스페이스)이 완전히 막혀있다.  

    여기서 로우는 그림과 같이 보라색 화살표 방향으로 공을 받으러 내려온다. 그리고 가브리엘은 로우에게 패스를 건넨다.

    이렇게 되면 로우를 쫓아 상대 수비수 한 명이 끌려내려올 수밖에 없다. 그림에서는 1번 수비수가 끌려왔다.
    한편 2번 수비수는 여전히 터치라인에 붙어있는 선수(누노)를 마크하고 있다.

    중요한 것은 로우가 내려오면서 원래 로우가 있던 공간이다. 이 공간을 활용하기 위해 오바메양은 올라오고, 3번 수비수 역시 오바를 마킹하기 위해 함께 따라오므로 두 선수가 공간을 점유하게 된다. 여전히 공간은 막혀있다.

    이번에는 여기서 오바메양이 공을 받아주러 내려온다. 사실은 단순히 받아주기 위한 목적이 아니다. 3번 수비수를 같이 끌어내려오도록 유인하기 위함이다. 로우는 내려오는 오바메양에게 패스를 건넨다.  

    2번 수비수는 여전히 터치라인 선수에게 묶여 있다.

    오바메양과 3번이 함께 내려오면, 그림처럼 오바가 있던 공간이 비게 된다. 그리고 이 공간이 바로 하프 스페이스이자, 로우가 가장 활발히 활용하고 애용하는 공간이다.  

    오바에게 패스를 줌과 동시에 스미스로우는 벌써 스타트를 끊고, 생성된 침투 공간으로 달린다. 이러면 공간이 생긴다는걸 이미 인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1번 수비수는 로우가 오바에게 패스할 때, 공을 쫓아 오바메양을 보기 때문에, 시야 뒤에서 스미스로우가 스타트를 끊었다는 것을 인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뒤쫓아가더라도 한 발 늦는다.  

    이 과정을 움짤로 확인해보자.

    화이트→가브리엘→로우→오바메양→로우

    이것이 지공상황에서 로우가 템포를 끌어올리는 방법이다. 공간이 생기고, 침투가 있으면 템포는 저절로 따라서 오르기 마련이다. 소위 말하는 애무 축구는 공간을 생성하지 못했을 때, 공을 돌리기만 하면서 템포가 낮아질 수밖에 없을 때를 의미한다. 로우는 매우 좁은 공간에서도 직접 ST(오바)를 활용해서 공간을 창출할 줄 아는 전술적 이해도를 갖추고 있다.  

    물론 로우 이외에 다른 동료들도 기본적으로 연습이 되어있겠지만, 실제 경기 중에 이렇게 적용 및 활용하는 것은 분명 로우의 능력이라고 할 수 있다. 애무축구가 되지 않으려면 이런 선수가 필수적인 셈이다.

     

    (3) 동료 활용 - CM

    이 장면은 사실 이전 칼럼에서도 언급한 바 있기에 간략하게 설명해도 이해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이번에는 ST가 아니라 좌측에서 측면공격을 도와주는 LCM(삼비)의 활용이다.  

    로우가 내려와 볼을 잡으면 터치라인에 부터있던 누노는 붙은 상태로 내려오면서 1번 수비수를 묶어둔다. 삼비는 미끼 움직임(더미 역할)을 통해 누노가 있던 터치라인으로 접근하면서 최대한 수비수를 많이 속여 유인하려고 할 것이다.

    결과적으로 삼비가 2번, 3번 수비수 2명을 끌어들이는 데 성공함으로써 또 한 번 막혀있던 하프 스페이스 공간을 생성해내는 데 성공했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이 설계였다는 듯이 로우는 자신의 스피드를 이용해 너무나도 쉽게 공간으로의 침투에 성공하며 다시 한번 템포를 끌어올리게 된다.

    로우→삼비→로우→누노→로우

     


    2. 공간 이해도 - (마름모) 패스 공간 만들기


     

    단순히 침투만을 위해 공간활용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공간 이해도가 뛰어나다면,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동료들에게 패스 활로를 열어줄 수도 있다. 특히, 이전 칼럼 에서 언급한 대로 마름모 패스 같은 좋은 빌드업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더욱더 이에 대한 이해도가 좋아야 한다.

    아래에서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아스날 기준 왼쪽에서 빌드업을 하려는 순간이다. 터치라인에 붙어있지 않았던 로우는 누노가 볼을 잡자마자 슬금슬금 터치라인으로 붙는다. 당연히 로우를 마크하는 1번 수비수도 따라올 것이다.

    로우가 1번 수비수를 달고 터치라인으로 붙어주니, 누노에게 오바메양을 향한 마름모 패스의 길이 열린다. 즉, 로우의 움직임은 단순히 누노의 공을 가까이서 받아주기 위해 내려오는 게 아니라, 상대 수비수와 수비수 사이를 벌려 편하게 마름모 패스 빌드업을 할 수 있도록, 패스 공간을 창출하기 위한 목적성을 가진 무브인 것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로우는 여기서 패스 공간 창출에서 더 나아가, 위에서 살펴봤던 침투 공간으로까지 연결시킨다. 오바가 마름모 패스를 받으러 내려오기 때문에 오바를 마크하는 3번 수비수도 같이 내려올 것이고, 그렇다면 다시금 오바가 있던 공간이 열리게 된다.  

    이렇게 두 수 앞까지 완전히 내다보고 있기에 로우는 누노가 오바에게 패스를 건네려는 순간, 이미 전력 질주하는 스타트를 상대보다 한 발 앞서 끊는다.

    누노→로우→누노→오바

    아쉽게도 이 장면에서는 오바가 침투하는 스미스로우에게 패스를 주지 않았다. 로우는 아쉬워하는데, 사실 이 장면은 패스가 이루어졌다면, 최근 구너들에게 굉장히 익숙할만하다. 오바가 내려오면서 공을 원터치로 기가 막히게 넘겨주고, 로우가 그 공을 받아서 빈 공간으로 전력 질주하는 모습. 이 패턴으로 득점에 성공한 게 토트넘전, 빌라전이기 때문이다.

    누노→오바

    로우가 이처럼 마름모 패스 공간을 창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터치라인으로 붙어 상대 수비수를 끌어내는 식의 지능적인 움직임은 이제 아스날 경기에서 꽤나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위 그림은 레스터시티와의 경기 중 나온 비슷한 장면이다. 여기서도 로우는 패스 공간 창출에 그치지 않고, 침투 공간 활용까지 나아가는데 역시나 로우를 향한 후속 패스에는 실패했다.

     


    3. 공간 이해도 - 수비에서의 활용


     

    (1) 좁은 공간 수비

    수비 시에는 4-4-2의 형태로 전환하는 아스날은 타이트하고 촘촘한 간격을 유지한다. 이는 완전 와이드한 공간은 어느 정도 허용하되, 적어도 하프 스페이스로 표방되는 위험지역은 측면 미드필더+측면 수비수의 협동 수비로 최대한 제어하겠다는 뜻이다.  

    LW가 LB를 도와주는 용례에서도 스미스로우가 대표격이다. 단순히 이전 칼럼에서 언급한 대로 적극성과 활동량으로 대변되는 마인드셋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이번 칼럼에서는 공간 이해도를 수비에서도 활용하는 방법에 대해 살펴볼 것이다. 

    위 장면에서도 하프 스페이스를 사수할 줄 아는 로우의 공간 이해도가 돋보인다.  

    레스터시티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공격 방향을 전환한 시점이기 때문에 가장 와이드한 포지션을 잡고 있던 레스터 선수를 누가 마킹하느냐가 중요하다. 누노가 그 선수에게 이끌려간다면 누노가 있던 공간이 곧 하프 스페이스로서 비게 된다. 이걸 아는 스미스로우는 밑으로 움직이면서 자신이 마크할테니, 하프 스페이스를 비우고 뛰쳐나오지 말라는 손짓을 누노에게 보낸다. 이전 칼럼에서 콜플레이의 중요성이기도 하다.  

    그 이후에도 레스터는 하프 스페이스에 있던 선수가 내려오면서 누노를 한 번 더 유인한다. 그리고 와이드한 빈 공간으로의 2대1패스를 노리는데, 이것 또한 쉽게 간파한 로우는 결코 와이드 측면에 있는 선수의 움직임을 놓치지 않고 잘 따라가 마킹한다.  

    여의치 않아진 레스터가 공간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로 답답해지자, 패스미스가 일어나고, 스미스로우는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볼 소유권을 따내는데 기어코 성공한다.

    공간 이해도는 좁은 공간에서 세컨볼 경합에도 기여한다. 상대 선수가 헤딩을 통해 어느 선수에게 전달할 수밖에 없는지, 어느 공간이 비어서 위험한 상태인지를 잘 인지할수록 세컨볼에 기민하게 대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형태는 주로 예측 수비의 일환으로 인터셉트로 이루어진다.  

    사실 최근 아스날에서 이러한 좁은 공간에서의 예측 수비로 돋보였던 선수로는 토레이라가 있다. 토레이라 역시 적어도 수비 시에는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좋은 선수였음을 의미하며, 전문 수비와는 거리가 먼 스미스로우가 이런 능력을 갖췄기에 더 놀라운 점이기도 하다.

     

    (2) 넓은 공간 수비

    넓은 공간 수비에서 로우가 빛나는 경우는 주로 상대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측면 전환을 할 때이다. 먼저 Overloaded(과부하, 과밀도)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상대가 왼쪽으로 빌드업이나 공격을 전개하면 상대와 아스날 선수 모두 자연스레 왼쪽으로 선수가 쏠리게 된다. 즉, 한쪽으로 밀집되는 것을 뜻한다. 수적 우위 싸움이 중요하기 때문에 당연한 현상이다.  

    따라서 그림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선수들이 밀집된 좌측과는 달리, 반대 측면(우측)에는 위 그림과 같이 상당히 넓은 공간이 벌어지게 된다. 왼쪽 공격 시도가 여의치 않거나, 의도적으로 저 넓은 공간을 활용하고 싶으면, 상대팀은 반대로의 전환을 시도할 것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스미스로우의 공간 이해도 능력이 십분 발휘된다. 이러한 일련의 메커니즘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로우는 상대의 전환 의도를 명확히 파악하고 있기 때문에 패스 길을 예측하기 쉬워진다.  

    위와 같은 상황에서는 공을 가진 선수가 2번 선수에게 도달하는 방법이 2가지뿐이다.

    (1) 1번 선수가 내려와 중간다리 역할을 해주며 패스 2번에 걸쳐 전달하기
    (2) 곧장 2번 선수에게 롱패스 뿌리기
      
    (2)번 루트 같은 롱패스의 경우에는 쟈카 같은 선수의 롱패스 능력이 필요하다. (아르테타 하에서 쟈카가 키플레이언 이유 중 하나는, 아르테타 역시 이러한 Overload 상태를 발생시키고, 반대 측면으로의 빠른 롱패스 전환을 즐기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 상황에서는 상대팀이 (1)번 루트를 선택했고, 이미 이를 예측한 로우가 발 빠르게 수비하며, 볼 탈취에 성공한다.

    이미 상대가 패스하기 전부터 미리 예측하고 움직임을 가져가는 로우

    상대팀이 왼쪽 Overload를 걸었다가, 오른쪽으로 반대 전환 시도할 때면 어김없이 로우의 방해를 받게 된다. 꼭 볼을 탈취하지 않고, 볼 흐름을 지체시키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가 있다. 잠시 시간이 소요되더라도 위 그림과 같은 벌려진 회색 공간은 금세 아스날 선수들에 위치 조정으로 인해 다시 닫히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로, 상대는 2번 선수로의 롱패스보다는 1번 선수를 거치는 방향을 선택했다. 로우는 또 한 번 볼 탈취를 성공해낸다. (이쯤 되면 거의 수비형 미드필더 수준...) 움짤로 확인하자.


    상대 선수가 패스를 하기 전에 이미 로우가 자기 뒤에 서 있는 상대 선수를 손으로 가리키는 걸 확인할 수 있다.  

    그만큼 벌써 반대 전환에 대한 염두를 미리 하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언제나 미리 생각해놓기 때문에 로우의 수비는 반응도 한 박자 빠르고, 효율도 높아진다.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런 식의 인터셉트는 곧바로 더 큰 기회로 이어진다. 이미 말했듯, Overloaded 현상은 아군과 적군에게 함께 적용되므로, 이런 시점에서의 볼 탈취는 아까 그림에서의 우측 회색 공간을 그대로 아스날이 역습 시 활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이것까지 확인해보자.

    로우→누노→사카

    볼 탈취 성공 후 로우는 침착하게 역습까지 성공시킨다. 역습에서 왼쪽 공간을 활용하며 나아가기 때문에, 또 한 번 아스날 기준 Left Overloaded가 순간적으로 일어난다. 이는 반대로 곧 아스날 기준 오른쪽에 공간이 엄청 넓다는 뜻이다. 그리고 그 공간에는 사카가 있었다. 그러나 사카는 이 완벽한 기회를 날려버린다...

     


    4. 공간 이해도 - 종합


     

    마지막으로 이 모든 것들이 종합 패키지로 연결되어있는 한 장면을 분석하면서 칼럼을 마치겠다. 위에서 공간 이해도의 활용방안으로 언급한 침투 공간 창출, 패스 공간 창출, 수비에서의 기여가 모두 발현된 장면이므로 이해도 매우 쉽고, 알고 보면 모르고 볼 때보다 좀 더 와닿을 수도 있다.

    똑같이 상대팀이 왼쪽으로 공격하면서 상대팀 기준 Left Overloaded 상태이다. 오른쪽에 공간이 크게 났으므로 오른쪽으로 전환하려 하지만, (1) 로우가 공간 이해도를 바탕으로 한 예측 수비로 커트에 성공한다.

    이게 그치지 않고 로우는 다음 단계로 나아간다. Overloaded 상태를 의식해 너무 많이 오버래핑한 상대팀 1번 선수에 의해, 측면 빈 공간이 났기 때문에 로우는 놓치지 않고 그 공간으로 침투한다.   

    더 놀라운 것은 달리면서 동시에 스미스로우가 오바메양을 발견하고, 침투 방향을 터치라인 쪽으로 살짝 바꾼다는 점이다. 이것은 위에서 살펴본 대로, (2) 누노→오바메양으로의 마름모 패스 길을 열어주기 위한 의도적인 방향 수정 침투인 셈이다.

    패스길을 막고 있던 상대 2번 선수가 로우의 이러한 움직임에 이끌려 따라오고, 비로소 누노→오바메양으로의 마름모 패스 길이 완전히 열린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로우는 한 단계 더 이어서 응용한다. 오바메양이 누노의 마름모 패스를 받으려 3번 선수를 달고 내려올 것이라는 점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앞서 살펴본 대로 (3) 오바가 있던 공간이 비게 되며, 이 뒷공간으로 로우는 완벽히 침투한다. 물론 오바메양이 그 의도를 공유하고, 스미스로우에게 이번에는 정확한 원터치 패스를 건네주는 것은 덤이다.  

     

    이 모든 종합 선물 세트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마지막 움짤을 첨부하며 칼럼을 마친다. 앞서 살핀 공간 이해도를 활용한 3가지를 모두 활용했다는 점을 알고 본다면, 더 와닿는 장면이며, 음미할 가치가 있다. 실제로 필자도 이 장면을 보자마자, 스미스로우에 대한 칼럼을 써야겠다고 결심했었고, 과연 아르테타의 ESR이 펩의 KDB처럼 될 수 있을까란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기도 하였다. 과연 가능할까? 아직 답하기엔 이르지만, 상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지는 질문임은 분명하다.

    (1)예측수비 (2)패스공간창출 (3)침투공간활용 (4)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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