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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스날 신입생 평가
    Arsenal/Talk 2021. 11. 9.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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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여름 아스날의 영입생들을 현재까지의 모습으로 간략하게 평가해보겠습니다. 그중에서도 신입생을 다룰 것이니, 외데고르는 제외하고 나머지 5명에 대해 다뤄볼게요. 조금 이른 측면도 있지만, 현재 기준으로 살펴보겠습니다.

     

    1. 벤 화이트

    영입 전부터 말이 많았던 선수죠. 가격으로 이미 거품이다 라는 얘기도 많았고, 또 센터백보다는 풀백이다, 제공권이 너무 큰 단점이다 등등... 하지만 막상 영입 후에는 이적료가 큰 만큼 기대도 컸었고, 또 그만큼 부진했던 첫 경기에 팬들의 실망도 컸습니다. 참 짧은 기간 동안 다사다난하게 팬들로부터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경기들을 보고 있자면, 점차 나아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이적 후 새로운 환경으로의 적응, 아르테타 전술에 대한 적응, 동료들끼리의 의사소통 및 호흡 문제 등의 요소들이 슬슬 하나둘씩 해결되어가는 모양새죠. 코로나로 인해 시즌 초반에 한 달 정도 쉬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이 호재로 작용한 것 같습니다.

    여러 준수한 개인적 능력들을 보유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롱패스 능력과 드리블 능력이 가장 눈에 띕니다. 롱패스 능력만 보면 거의 쟈카를 떠올리게 할 정도로 CB 중에서는 유니크하다고 할 수 있겠고, 드리블 역시 마찬가지로 유니크한 실력입니다. 두 능력 모두 후방 빌드업에 상당히 영향력이 크다고 할 수 있겠죠. 롱패스는 전환 속도 증가, 드리블은 또 하나의 상대 수비 Overload를 유도할 수 있는 툴입니다.

    특히 제가 높이 평가하는 점은 개인의 능력보다도 가브리엘 마갈량과의 콤비로서의 호흡입니다. 이건 위 그림 같은 통계 지표에서도 드러나는데요.

    세로축은 드리블 허용률로 아래에 있을수록 정말 잘 뚫리지 않는 단단한 유형의 수비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가로축은 튀어나가서 인터셉트를 주무기로 하는 선수로서 오른쪽으로 갈수록 예측 잘하고 민첩한 유형의 수비수라고 할 수 있죠.

    세로축을 보면 1위는 반다이크고, 2위가 마갈량입니다. 마갈량이 얼마나 후방을 단단하게 지키는 유형의 수비를 잘하고 있는지 보여줍니다. 반면 화이트는 꽤 다른 유형이에요. 화이트의 장점은 가로축에서 더 드러나죠. 마갈량과는 달리 좀 더 예측성 플레이와 민첩함을 이용한 인터셉트 플레이에 능합니다. 

    따라서 통계를 완전 맹신할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둘을 함께 쓰는 조합이 시너지를 발휘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결론 정도는 도출해낼 수 있습니다.

    다만, 아쉬운 부분이 없는 건 아닙니다. 이전 칼럼 에서 지적했듯이 주변 선수들과의 콜플레이나 상황 파악이 좀 더 단련될 필요가 있습니다. 유형 자체가 이전의 코시엘니처럼 미리 튀어나가 커트하는 형태이기 때문에 순간적인 판단 미스 또는 동료들과의 소통 부재로 인해 위기를 자초할 수 있으므로 이런 위기를 얼만큼 제어할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겁니다.

    한편, 공중볼의 경우에는 지금까지는 영입 전 이야기 나오던 만큼의 큰 단점이라는 생각은 딱히 들지 않습니다. 그러나 표본이 적은 만큼 일단은 좀 더 지켜봐야겠습니다.

     

    2. 삼비 로콩가

    의외로 저언급되고 있는 선수 중 하나입니다. 이 선수의 나이를 보면 조금 놀라운 게, 무려 99년생으로 귀엥두지와 동갑입니다. 중앙 미드필더의 경우 경험이 쌓일수록 실력이 나아지는 경우가 일반적이므로 미래가 더 기대되기도 합니다.

    일단 적응이 꽤 빠르다고 생각합니다. 분명 초반 몇 경기는 아르테타의 공간 점유 방식이라든지, 선수들 간의 유기적 포지셔닝 전환, 또는 팀 단위 전방 압박에 대해 이해가 부족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위치 선정도 애매하고 의욕만 앞서며 어버버 하는 전형적인 유망주인가 싶었죠. 그러나 어느 시점 이후부터는 팀에 잘 녹아들었다, 스며들었다는 느낌이 듭니다.

    뿐만 아니라 나이 어린 선수의 패기인지 몰라도, 기본적으로 공격적인 마인드로 경기에 임합니다. 따라서 볼을 전진시키는데 탁월한 능력을 보유하고 있어요. 물론 상대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에서는 세밀하게 풀어나가기보다는 조금 슛을 선호해 난사한다는 식의 느낌이 약간 있긴 합니다. 패싱에 있어서도 미스가 있긴 하나, 포텐 자체는 괜찮습니다. 엘네니처럼 완전히 안정적인 패스로 패스 성공률을 높이는 스타일도 아닌데, 성공률도 꽤 높은 편이고, 롱패스 비율도 높습니다.

    다만, 상기 언급한 공격성에 의거한 드리블, 슛, 패스 등 거의 모든 능력치가 다듬어지지 않은 날 것의 느낌이 많이 납니다. 원석인만큼 감독이나 코치의 세밀한 지도가 필수적입니다. 아직까지는 원석 특유의 과감함이 각각 번뜩임과 무모함으로 6:4 정도의 비율을 보입니다. 앞으로 무모함의 비율이 높아지지 않는 것이 관건입니다.

    반면 공격적인 마인드를 갖고 있는 탓인지, 수비에서는 썩 돋보이진 않습니다. 압박 시 튀어나가 괴롭히거나 예측하는 움직임은 나쁘지 않으나, 아스날이 442의 좁고 촘촘한 형태로 내려앉았을 때 중앙에서 헐거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아스날이 수비적으로 운영할 때는 제 몫을 해주지 못 합니다. 측면이 뚫렸을 때도, 뒷선에서 한 박자 늦게 들어오는 선수를 향한 컷백 크로스를 커트하는 것에서 동료 파티의 부담을 덜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3. 누노 타바레스

    이 선수도 구너들에게는 기대 이상일 겁니다. 그냥 티어니의 부담을 줄여주고, 티어니 체력 보존용 로테 정도의 기대치였는데 이게 웬걸.. 티어니의 공백이 크게 체감되지 않을 정도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연히 티어니가 뛰어난 부분도 많지만, 적어도 티어니가 부상에서 빨리 회복해야 한다는 무리한 압박감을 가지지 않아도 되게끔 한다는 점은 티어니에게도, 팬들에게도 긍정적입니다.

    이 선수는 삼비보다도 적응이 더 빠릅니다. 물론 아르테타 체제에서의 LB는 공격적인 풀백의 성향이면 웬만큼 복잡한 롤은 아니지만(그래서 사카도 LB에서 꽤 괜찮았죠), 고작 317분을 소화하고 팀에서 위화감이 거의 없다는 건 매우 좋은 신호입니다. (참고로 로콩가가 667분, 나일스가 228분입니다)

    누노 역시 로콩가와 비슷하게 00년생으로 매우 어린 자원으로, 마찬가지의 공격적 마인드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위 차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공격적인 지표에서 키패스 정도를 제외하고는 전부 상위권입니다. 그만큼 전진성도 어마어마합니다. 전진 드리블의 경우, 스미스로우와 페페에 이어 팀 내 3~4위권에 해당할 정도입니다. (사카보다도 높습니다)

    포지션 특성상 상당한 활동량을 요하는데 지금까지는 이를 소화하는데 큰 무리는 없어 보입니다. 뿐만 아니라 포지션 대비 공중볼도 생각보다 좋습니다. 비록 화이트가 아직까지 공중볼에 확신이 없더라도, 커버되는 이유이기도 하죠. 포백 중 마갈량은 말할 것도 없고, RB 토미야스, LB 누노가 모두 포지션 대비 좋은 제공권을 갖고 있어요. 한편, 왼발이 주발이지만 오른발도 적절히 필요에 따라 사용 가능하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을 수 있겠습니다.

    다만, 때로는 넘치는 공격성을 자제할 필요도 있어 보입니다. 삼비와 마찬가지로, 페널티 에어리어 근처에만 오면 슛 욕심이 생기는 편이고, 공격이 많이 전개되었다 싶으면 종종 포지션을 무시하고 달려드는 식의 플레이가 보이기도 합니다. (이러면 역습을 커버하는 1,2차 저지 라인에게 부담이 됩니다)

    수비에서 어느 정도 약점도 보이지만, 마갈량의 단단함과 스미스로우의 지능적이며 적극적인 도움 수비로 인해 그 약점이 지금까지는 잘 가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계속 주변 동료들에게 부담을 쥐어주는 식으로는 시즌이 지나갈수록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합니다.

     

    4. 아론 램스데일

    딱히 설명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만능 골키퍼입니다. 사실 영입 전과 영입 후의 온도 차이가 가장 큰 선수라고 할 수 있겠죠. 개인적으로 저는 아르테타가 레노보다 나은 발밑 골키퍼를 원할 것이라는 점은 진작부터 예상했었기에 영입 소식에 크게 놀라지는 않았습니다. 영입 시기도 미리 영입해놓고 레노와 경쟁시키기에 적절하다고 봤구요. 다만, 이적료는 분명 제 예상보다 커서 그 부분은 저도 좀 당황했던 기억이 있네요 ㅎㅎ

    그냥 완전히 실력으로 증명한 케이스입니다. 지금의 아스날에 이 정도 골키퍼보다 더 나은 골키퍼는 구할 수 없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모든 능력이 좋지만, 아무래도 가장 아르테타 전술에 부합하는 능력치는 발밑 능력이겠죠. 그것이 램스데일 류의 골키퍼를 더욱 유니크하게 만드는 핵심이기도 하니까요. 발밑 능력에 있어서는 감히 에데르송과 견줄만 하다는게 제 사견입니다. 패스의 구질이 상당히 신기합니다. 일반적인 골키퍼의 롱패스는 공중에 떠 있는 시간 동안 상대가 세컨볼을 위한 위치를 선점하게 되죠. 그러나 램스데일의 킥은 상대에게 그럴만한 여유 시간을 주지 않습니다. 무슨 로켓 배송 같죠 ㅎㅎ 그러다 보니 똑같은 골킥이라도 상대가 준비할 틈이 적어져 효율성도 높아집니다.

    선방 능력도 매우 좋습니다. 실제로 첼시의 멘디 골키퍼에 이어 리그 2위고요. 레노의 약점 중 하나로 거론되던 공중볼 캐칭도 안정적입니다. 경기 중 선수들을 다그치고 파이팅 넘치는 에어리어 장악력도 좋습니다.

    굳이 단점을 억지로 뽑자면, 대개 뛰어나오길 즐기는 골키퍼들이 으레 그렇듯이 튀어나올 때 아다리가 잘 안 맞는 경우가 가끔 있습니다. 근데 이건 노이어 같은 대선수도 종종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할 때가 있고, 실수에 비해 효과를 보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많으니 크게 걱정되는 부분은 아닙니다.

    레노가 정말 암흑기에 홀로 빛나며 헌신적으로 활약한 좋은 키퍼임에도 불구하고, 종합적으로 따져봤을 때, 램스데일이 아르테타가 원하는 시스템에는 훨씬 더 잘 맞는 조각이라는 것에 이견이 없습니다.

     

    5. 다케히로 토미야스

    현재 시점 기준으로 가장 평가를 내리기에 어려운 선수입니다. 장단점이 뚜렷한데, 또 경기를 하면서 발전의 여지가 보일뿐만 아니라, 본인의 스타일에 조금씩 변화를 주는 상황이기 때문에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그래도 일단 분명한 장점으로 제공권은 언급할 수 있겠습니다. 후스코어드 기준으로 팀 내에서 가장 많은 공중볼 경합 승리 지표를 보유하고 있고, 포지션의 특성을 고려한다면 더 압도적입니다. 

    열심히 뛰는 적극성에 있어 높은 점수를 주고 싶지만, 그에 반해 PL 특성상 자주 유도되는 몸싸움에 있어서는 낮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습니다. 수비력도 전체적으로는 평균 이상이지만, 선수 마크에 있어 상대의 유도에 의해 교란되어 있어야 할 공간을 점유하지 못하고 뛰쳐나가는 빈도가 좀 됩니다. 

    반면 공격적으로는 상당히 약한 모습이었는데, 이것은 또 반대로 최근 경기에서 많이 올라가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극복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크로스가 날카롭다거나, 누노처럼 활발히 공격성을 드러내는 것은 아니지만, 일단 자신이 위치해야 할 공간이 어디인지, 1선을 받쳐주면서 어떻게 공격을 지원하고, 필요에 따라 역습 1차 저지선 역할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어떤 시점에서는 하프 스페이스에서 얼리 크로스를 시도할 필요가 있는지 등등 전술적 과제에 대해 파악 과정 중에 있다는 것이 느껴집니다.

    그러나 선수 개인 능력은 별론, 팀 적으로는 아르테타가 원하던 RB의 유형에 부합하는 편이므로 그것만으로도 이미 플러스 요소로 작용하게 됩니다. 특히 망영입 리히슈타이너, 애매한 챔버스, 베예린의 부진, 세드릭의 부족한 퀄리티, 나일스의 투정에 지쳐가던 RB 포지션에서 팬들에게 상대적인 안정감을 부여한다는 것만으로도 지금까지는 충분히 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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