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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르투르 멜루 간단 관찰기
    Arsenal/Talk 2022. 1. 15.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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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0.

    일전에 말씀드린 대로 이번 리그컵 경기는 리뷰가 없을 예정입니다. 개인 사정으로 인해 최근에 시간이 적은 관계로 컵 경기는 웬만하면 쉬어가려 합니다. 게다가 마침 이른 퇴장으로 인해 전술적으로 다룰 이야기가 딱히 없기도 하고요. 그저 10명으로 버티면서 안필드 원정 1차전에서 무승부라는 값진 수확을 건져낸, 나머지 선수들에게 박수를 보낼 뿐입니다. 다만, 개인 사정으로 인해 이후에도 앞으로 몇 주간은 업로드 주기가 평소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부디 양해 부탁드립니다. 

     

    1.

    FA컵에서는 파티노-로콩가라는 유망주 조합이 아쉬운 모습을 보이면서 조기 탈락, 리그컵에서는 그나마 복귀를 기다렸던 쟈카가 오자마자 특유의 퇴장으로 나가리된 상황에서, 아스날의 1월 겨울 이적시장 3선 영입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버렸습니다. 쟈카의 경우에는 뭐 이제 계속 같은 말을 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길게 이야기하진 않겠습니다. 아르테타 감독이 아무리 선수의 단점을 가려주는 최적의 환경을 만들어준다 하더라도, 전술 이외의 부분까지 다 가려줄 순 없는 바, 그런 부분에 대한 피드백 및 자제는 결국 오롯이 선수 본인의 몫입니다. 늘 말하지만 아르테타처럼 섬세한 전술을 짜는 사람에게 그 무엇보다도 가장 큰 데미지가 퇴장입니다. 이런 퇴장이 습관적이라면 전술의 핵심은 결코 될 수 없는 노릇이죠. 비록 쟈카는 사과를 했지만, 팬들은 물론이며, 이제는 감독, 구단까지도 그가 앞으로 딱히 바뀌지 않을 것이라는 걸 대부분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여름에 챔스 진출 성공 및 레스터 시티와의 재계약 협상 결렬이라는 조건 하에 유리 틸레망스 측과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소리가 들리는데, 루머에 불과하지만서도, 이런 루머 역시 구단이 쟈카를 장기적으로 대체하기 위해 미리 준비하고 있다는 추측을 더 공고히 하게 하고요.

    어쨌든 결국 장기적인 관점보다 당장의 단기적인 문제가 급한 만큼, 아스날은 유벤투스의 아르투르 임대에 좀 더 속도를 높이는 모양새입니다. 나일스를 로마로 임대 보낸 이후부터 줄곧 3선 미드필더를 수급해 오리라는 루머가 많았었지만, 앞서 말한대로 유리 틸레망스는 보다 장기적 타겟에 가까워 보이고, 기마랑이스와 다닐루의 경우에는 각각 소속팀 리옹과 SE파우메아리스에서 핵심 선수이기에 1월에 빼오는 게 많이 어렵죠. 따라서 유벤투스 이적 후 알레그리 체제 하에서 기회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아르투르를 그나마 가능성 있는 것으로 판단해 몰아붙이고 있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물론 제가 이 글을 작성하는 순간까지는 아직 유벤투스가 임대 딜을 허락했다는 보도는 없습니다.

    그래도 동시 다발적으로 최근에 아르투르에 대한 임대 소식이 이탈리아 및 잉글랜드 기자들로부터 너나 할 것 없이 다량 보도된 만큼, 저번 JD나 블라호비치처럼 간단하게 관찰할 필요는 있다는 생각이 들어, 이전과 마찬가지로 간략히 살펴보려 합니다.

    이번 관찰기 역시 풀경기 2경기+교체 1경기 정도를 보고, 이를 토대로 한 글인 바, 유벤투스라는 팀 자체의 구체적 전술과 이에 연계되는 선수의 전술 수행력에 대한 인지는 다소 떨어지는 한계를 수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하여 봐주시길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바르셀로나 시절의 경기들은 참고하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단기 임대일 가능성이 높은 바, 현 폼이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이고요. 특히 아르투르의 경우에는 이번 시즌 선발로 뛴 리그 경기가 많지 않아, 상당히 소량의 정보들로 판단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따라서 확실히 '분석'보다는 '관찰'에 가깝습니다.

     

     

    2.

    이번 관찰기 역시 아르테타가 현 아스날에서 구사하는 국면별 전술과 최대한 결부시켜 바라보기 위해 선수에 대한 검토 역시 국면별로 분류하여 볼 예정입니다. 그리고 선수들의 개별적인 특성들이 국면과 연결되어 어떤 식으로 발현될지, 또는 해당 국면에서 선수가 유독 가질 수 있는 장, 단점으로 무엇이 있는지 등을 중점으로 하여 기술해 보겠습니다.


    (1) 빌드업 및 전개 국면

     

    스트라이커와는 다르게, 현 아르테타의 아스날에서 중앙 미드필더는 빌드업 및 전개 국면에서 요구되는 바가 꽤나 많은 편입니다. 단순히 볼 도는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가를 넘어서, 아군 센터백을 어떤 식으로 도와줄 수 있는지, 안정적인 탈압박에 기여할 수 있는지, 측면과의 보조를 통해 전개 과정에서의 템포 UP이 가능한지, 볼 전진 및 반대 전환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수비와 공격에 있어 각각 포지셔닝에 문제가 없는지 등등 일일히 다 열거하기가 힘들 정도인데요. 

    이 글에서는 아르투르가 뛴 유벤투스의 경기에서 드러난 부분들 중, 상기 열거한 아스날에서의 요구치들에 적합 또는 부적합한 부분들을 취사선택하여 서술하도록 하겠습니다. 

     

    일단 제가 본 유벤투스의 아르투르는 442의 LCM으로도 나왔고, 433의 DM으로도 나왔는데, 어떤 포지션으로 나오든 주로 사용하는 공간이나 동선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애초에 현대 축구에서 전통적인 개념의 포지션에 대한 의미가 점점 옅어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죠. 여하튼 이 선수는 상당히 후방에서 노는 편이며, 빌드업 시에 양 CB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소위 라볼피아나처럼, 전개 국면에서도 웬만하면 측면보다는 중앙에서 활동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본인이 선호하는 건지, 알레그리 감독이 부여한 역할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이런 포지셔닝을 주로 가져간다는 전제 하에 글이 이어집니다.

     

    빌드업 및 전개 국면에서 강점(+)이 될 수 있는 아르투르 멜루의 특성 :

     

    일단 가장 눈에 띄는 이 선수의 최대 강점은 당연하게도 키핑, 탈압박입니다. 이건 잠깐 봐도 누구나 느낄 수 있을 정도예요. 그런데 그보다도 앞서 주목해야할 점은 기본기입니다. 미드필더가 가져야 할 기본기 덕목 중 중요한 주변 시야 확보, 퍼스트 터치, (공 받기 위한) 오프 더 볼, 헤드업이 매우 좋아요.

     

    주변 시야 체크

    특히 주변 시야 확보가 압도적인데 이건 움짤로 세세히 다 표현하기에는 움짤 크기가 작아서 한계가 있는 바, 글로 좀 더 설명하자면, 볼을 받기 전에 아군 포지션, 적군 포지션을 최대한 다 파악하는 편이고, 본인이 필요한 곳이 어딘지, 내게 압박하러 오는 선수가 어느 방향에서 나에게 달라붙는지 등을 인지한 상태로 공을 받습니다. 이건 당연히 포지셔닝과도 그대로 연계되기 때문에, 포지셔닝이 좋을 수밖에 없는 셈이죠.

    이런 부분은 최근에 땜빵으로 나오고 있지만, 6번 포지셔닝에 대한 이해가 낮아서 더욱 고생 중인 삼비 로콩가를 떠올리게 하는데요. 아르투르가 수비력 자체가 뛰어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알레그리 감독에게 6번으로 활용되고, 심지어 8번으로 써도 실제 경기에서는 자연스레 6번처럼 내려와서 플레이하게 되는 이유가, 전진성 부족 같은 마인드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공을 받기에 가장 편한 위치'를 언제나 찾아 움직이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일반적으로 6번에 대한 이미지로 떡대에 수비력 만땅인 홀딩을 떠올리곤 하는데, 이건 편견에 가깝고요. 되려 볼을 점유하는 In Possession 국면을 중요시 여기는 팀들에게 6번은 이런 포지셔닝과 안정적인 볼 배급이 더 중요합니다. 물론 여기에 수비력까지 갖추면야 금상첨화인건 당연하지요.

     

    (1) 좋은 포지셔닝 선점 + (2) 미리 살펴본 상대 선수를 역이용 = 포지셔닝 우위

    따라서 아르투르가 가장 많이 구사하는 탈압박 스타일은 바로 위의 움짤 같은 유형입니다. 즉, 엄청난 드리블 스킬로 휘저으면서 탈압박하기보다는, 이렇게 공 받기 편한 포지셔닝을 선점하고선, 미리 파악해놓은 압박 선수의 달라붙는 스피드나 방향을 역이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탈압박 잘하는 선수로 꽤나 유명하므로 흔히 종 드리블로 다 벗겨내는 선수(eg.카솔라의 잔발 드리블, 이니에스타의 팬텀 드리블 등)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런 유형은 아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드리블을 쓰더라도 종보다는 횡드리블이 많죠.

     

    그리고 이런 포지셔닝과 주변 시야 확보가 기본기로 자리잡은 상태에서, 이제 등을 지며 기술적 우위를 발휘할 때 그 키핑 능력이 일취월장됩니다. 약발(왼발)을 자주 쓰지 않는 짝발임에도 불구하고, 이 선수가 키핑 및 탈압박이 좋은 이유는 등진 상태에서 주발(오른발)을 이용한 상체 페인팅이 좋고, 낮은 무게중심을 통해 턴이 빠르기 때문입니다. 이런 기술적 우위가 위에서 말한 대로, 포지셔닝 우위와 합쳐지니 상당한 안정성을 뽐내게 되는 것이죠. 말은 쉬워 보이지만, 이를 실제 피치 위에서 행하는 선수가 결코 많지는 않은 바, 꽤나 유니크한 유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또 하나 장점으로 발현될만한 부분은 아무래도 라볼피아나 효과입니다. 현재 아스날이 4231 기반과 433 기반을 혼용하면서 상대에 따라 그 비율을 적절히 조절하고 있는 바, 라볼피아나를 아주 적극적으로 사용한다고 볼 순 없지만, 이런 후방에서의 안정감을 늘려줄 수 있는 유형의 자원이 추가된다면, 빌드업 phase에서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하면서 루트의 다양성을 추가할 수 있겠죠.

    라볼피아나 효과 1 - CB가 편해짐
    라볼피아나 효과 2 - 좌우 너비와 전환

    특히 효과 1은 아스날의 최후방 자원이 화이트, 램스데일, 마갈량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긍정적으로 예상할 수 있는데요. 위와 같은 식으로 최후방에서의 수적 우위(3v1 또는 3v2, 만약 상대가 무리해서 3명을 소비한다면 아군은 골키퍼까지 참여해서 4v3)가 유지된다면, 누구든지 상대 마킹 선수를 유인하여 동료의 압박을 줄여줄 수 있습니다. 위 움짤에서는 아르투르가 타미를 유인하면서 데리흐트 앞이 완전 허허벌판이죠. PL에서는 이 정도로 공간이 많이 나진 않을 테지만, 어쨌거나 화이트나 마갈량 앞에 드리블할 수 있는 공간과 패스 선택의 여유 시간을 추가적으로 벌어줄 수 있다는 건 확실히 메리트가 있습니다. 특히 약팀을 상대로 라인을 올릴 때는 더 그럴 테고요.

    게다가 아스날이 라볼피아나를 아주 활발하게 활용하지 않는 이유 중 하나가, 그만큼 확실한 안정성을 보장해줄 만한 자원이 스쿼드에 없었기 때문이라는 점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패스미스는 후방에서 나올수록 실점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고 치명적인데 삼비는 후방에서 치명적인 패스미스가 빈번한 편이고, 쟈카는 압박을 견뎌내지 못하는 데다가, 파티 역시 맨시티전 정도의 컨디션이 아닌 이상 올 시즌 꾸준히 불안감을 노출해왔습니다. 따라서 위에서 언급한 능력들을 고루 갖춘 아르투르의 추가는 썩 좋은 선택지가 될 수 있겠습니다.

     

    동료를 보조하기 위한 패스앤무브

    한편 아르투르는 온전한 조연으로 보입니다. 플레이스타일상 모든 국면 중 가장 영향력을 많이 발휘할 수 있는 빌드업 및 전개 국면에서도 그런 기질은 다분히 드러나고요. 이 선수는 단순히 최후방에서 볼을 전개하고자 라볼피아나로 내려오는 게 아니라, 동료들이 보조 또는 보좌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CB 근처까지 내려온다고 보는 게 맞습니다. 패스 앤 무브가 좋은 편인데, 이 역시 상대의 틈을 파고드는 목적보다는, 동료를 받쳐주고자 하는 의도에 쏠려 있습니다. 위 움짤이 대표적인 장면입니다. 전개가 여의치 않아 중앙선 부근에서 백패스가 이루어졌고, 이것이 상대방의 압박 트리거가 되어 전방 압박을 받는 상황인데, 여기서도 본인 마킹 선수를 자신과 함께 달고 다니면서 동료가 쓸 공간을 창출하고, 언제나 패스를 받아줄 수 있도록 꾸준히 간격을 유지해주는 스타일임을 확인할 수 있죠. 계속 이야기해온 대로 팀의 '안정성'을 높이는데 기여하는 유형입니다.

     

    지금까지 살펴본 장점 발현 가능성을 종합하여 빌드업 국면에서 아르투르 멜루가 보여줄 수 있는 장면들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우측 과밀화 상황에서 6번으로서 최적의 포지셔닝 (2) 포지셔닝하면서 중간에 시야 체크 (3) 공 받으면서 체크한 것 기반으로 탈압박 (4) 동료에게 전진 종패스
    (1) 우측 과밀화 상황에서 6번으로서 최적의 포지셔닝 (2)포지셔닝하면서 중간에 시야 체크 (3) 공 받으면서 체크한 것 기반으로 탈압박 (4) 동료에게 전진 종패스

     

    좀 더 올라간 전개 국면에서도 지금까지 살펴본 아르투르의 장점은 이어집니다. 특히 포지셔닝, (공 받기 위한) 오프더볼, 그리고 조연으로서의 보조 역할은 팀의 유기성을 끌어올리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아래의 몇몇 장면들을 보면 충분히 볼이 잘 굴러갈 수 있도록 어떤 움직임을 해야 하는지 꽤 잘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우측에서 측면 선수를 위해 언더래핑 미끼 움직임
    반대 전환할 때 LCB와 LB가 사용할 공간을 넓히기 위해 일부러 멈추면서 마킹선수 피닝
    (1) 상대 선수 사이사이로 동료에게 패스길 만들어주는 오프더볼 (2) 열맞추고 정지
    (1) 상대 선수 블라인드사이드로 돌아 들어가는 움직임 (2) 열맞추고 지원하려했으나 백패스

     

    한편, 빌드업 국면에서는 '안정성'에 주 목적이 있다면, 전개 국면에서는 '유기성'과 '템포 및 종, 횡 교란'이 보다 필요한데요. 이건 결국 미드필더가 종, 횡으로 얼마나 많이, 어떤 동선으로 뛰어주느냐, 템포를 조절할 줄 아느냐와 관련이 있겠습니다. 일단 아르투르라는 선수는 우리 진영보다는 상대 진영으로 갈수록, 낮은 위치보다는 높은 위치로 갈수록 아쉬움이 좀 더 많아지는 유형이긴 하지만, 종적으로 아예 못 뛰거나, 측면 연계 플레이를 아예 못 하는 선수는 아닙니다. 다만, 툴을 가지고 있음에도 전개 국면에서도 안정성을 조금 더 고집하는 측면이 있어 아쉬운 것인데, 상세히는 별개의 단점 목차에서 살펴보도록 하고, 먼저 전개 국면에서도 꽤 괜찮았던 종, 횡 플레이를 보겠습니다.

    우측 본인 앞공간이 비었을 때는 이런 종적인 움직임과 더불어 종패스도 곧잘 할 줄 아는 선수
    우측면에서 측면 연계 플레이를 통해 중앙 공간을 열고, 반대로 뚫어내기
    우측면에서 RB와의 호흡 통해 직접 중앙 뚫으면서 전진 종패스

     

     

    빌드업 및 전개 국면에서 약점(-)이 될 수 있는 아르투르 멜루의 특성 :

     

    센트럴 스페이스를 기초로 좌, 중, 우 공간을 모두 활용해줘야 하나, 종횡으로 넓게 공간을 활용하는데 아주 큰 강점을 가진 선수는 아니다

    문제는 위와 같은 종, 횡 플레이들이 전개 국면에서 너무 적다는 것입니다. 현대 축구에서 템포를 UP시키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측면을 거쳐야만 하므로, 중앙 미드필더의 측면 연계 및 지원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데도 불구하고, 제가 본 경기들에서 아르투르는 중앙 위주의 포지셔닝과 측면 위주의 포지셔닝의 대략 8:2는 되어 보였을 정도로 그 격차가 컸습니다. 아스날은 단순 433이 아니라 4231도 자주 혼용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 비율은 최소 6:4 이상까지는 끌어올려야만 할 겁니다. 특히 아래에서 후술할 단점들까지 감안한다면, 아르투르는 필수적으로 측면 플레이를 통한 템표UP 효과를 누려야 좀 더 좋은 미드필더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툴은 있음에도 본인이 선호하지 않는 듯한 모양새여서 과연 아르테타 하에서 더 나아질지 여부는 미지수로 남습니다.

     

    또 다른 문제는 좌우 밸런스인데요. 이 선수를 통계로만 접하면 가장 크게 오해할 수 있는게 포지셔닝인 게, 히트맵에서는 이렇게 좌측에 꽤 쏠린 것으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래서 이런 히트맵만 보고 아르투르가 LCM이나 LDM도 무난히 소화하겠구나 라고 결론을 내릴 수도 있는데, 실제 경기에서는 많이 다릅니다. 결론적으로 아르투르가 왼쪽에 평균 위치가 많이 찍히는 건, 유벤투스의 LB나 LCM들(라비오or로카텔리 등)이 올라갈 때 뒤에서 이를 보조하거나, 우측으로 반대 전환해주기 위한 포지셔닝일 뿐입니다. 왼쪽 공격이 여의치 않으면 뒤에서 보조하던 아르투르에게 백패스가 오고, 아르투르가 이를 오른쪽으로 반대 전환하는 방식, 또는 좌측 자원이 올라간 상황에서 연결고리로서 과밀화시킨 다음 우측으로 전환하는 방식이 거의 전형적인 루트인 셈이죠. 이 선수가 직접 왼쪽에서 종적으로 템포를 올리거나, 왼쪽 측면 선수들과 연계해 전진해 나아가는 움직임은 거의 찾아보기 힘듭니다.

    왼쪽에 치우쳐 패스를 받는 경우가 많지만 패스 줄기 방향은 결국 오른쪽
    왼쪽에서 받는 이유 중 하나는 본인이 턴돌고 주발로 우측을 바라보기 편하기 때문
    압박 받을 때도 우측으로 몸이 열린 상태에서 패스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아르투르는 결국은 짝발의 한계가 다른 곳이 아니라, 이런 부분에서 나타나요. 아무래도 턴을 우에서 좌로 도는 것보다 좌에서 우로 돌았을 때, 본인이 주발(오른발)을 편하게 쓸 수 있을뿐만 아니라, 몸도 우측을 바라보는 쪽으로 열리면서 패스 선택지를 편하게 선택할 수 있거든요. 근데 이러면 좌우 밸런스가 좀 애매해집니다. 포지셔닝은 좌인데, 패스 줄기는 우측으로만 국한 및 집중되면, 팀의 좌우 밸런스가 깨지기 쉽죠. 외데고르처럼 평균 동선이 위쪽도 아니고, 반대발을 가졌음에도 측면에서 무리 없이 연계 플레이가 가능한 유형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아스날 루머를 떠나서, 장기적으로 되려 이 선수는 편하게 플레이하고 주 공격 연계 무대로 삼아야할 곳은 우측 공간이라는 생각이고요. 혹시 아스날에 오더라도 직접 LCM, LDM에 서서 이런 식으로 플레이할 수는 있습니다만, 그렇게 하면 아스날의 티어니, 마르티넬리, 로우 같은 선수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질 것 같다는 게 사견입니다.

    여기서 저들을 활용하지 못한다는걸 좀 더 정확히 짚어보면, 일반적인 연결고리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이 선수는 어디에 서든 연결고리 역할은 무난히 수행할만해요. 다만, 많은 구너들이 아시다시피 현 아스날의 좌측의 경우에는 우측보다 템포가 빠르고 티어니의 오버래핑과 마르티넬리의 침투를 적재적소에 지원할 수 있는, 종적으로 날카로운 패스가 필요한데 이런 부분에서의 기대가 어렵다는 뜻이죠. 즉, 패스 한 방으로 공간을 찔러서 전방 선수가 받자마자 위협이 되는 그런 류의 패스보다는, 전방 선수에게 안정적으로 연결한 후 알아서 해봐라라는 패스가 훨씬 많은 유형입니다. 아스날에서 이런 유형은 지금으로선 우측이 좀 더 맞는 옷이라는 입장이고요. (우측은 이를 보완해줄 외데고르의 존재와 알아서 잘하는 사카가 있음)

    만약 아르투르가 아스날에 온다면 일련의 이유에 따라 쟈카 포지션보다는 파티 포지션이 좀 더 적합하지 않나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쟈카 포지션도 뛰려면 뛸 수는 있겠습니다만, 딱 맞는 옷은 아닌 듯합니다.

    (바르샤에서도 왼쪽 미드필더로 나왔다던데 사실 그 당시 바르샤 경기를 집중해서 본 게 많지 않은터라 잘 기억도 안 나지만, 추측컨대 아마 팀적으로 좌에 비해 우 공격 비중이 높았을 것으로 예상이 되고, 메시의 존재 때문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추가적인 단점은 패스 방향, 세기 조절에 있어 아쉬운 부분이 크다는 것입니다. 몇 경기를 보지 않았음에도 이런 문제가 뚜렷이 보인다는 건 좋은 징조는 아닌데요. 참 아쉬운 게 패스 자체를 못하는 선수는 아닌데, 이런 세밀한 조절에 있어 한계가 보인다는 점이에요. 이를테면 아래와 같은 장면입니다.

    상기 장점 목차에서 언급했던대로 시야 미리 확보하고 탈압박하기 좋게끔 터치 잡아두고, 턴으로 압박 피하는 일련의 움직임은 상당히 좋아요. 이제 그 결을 따라 템포를 푸시하면서 동료가 공을 받아 다음 동작으로 연결 짓기 좋도록 패스만 하면 됩니다. 그런데 의외로 이런 부분에서 허점이 있다는 뜻입니다. 즉 동료가 받기 편하게끔 주는데 미숙함을 종종 보입니다.

    여기서도 라비오의 앞공간으로 적절히 패스해주기만 하면 결이 더 살고, 템포가 빨라질 텐데, 앞으로 뛰쳐나가는 동료의 '앞 공간'보다는 '뒷공간'으로 패스가 나가죠. 이런 케이스가 다반사다 보니, 나가던 선수는 속도를 줄여 멈출 수밖에 없고 순간적으로 열린 공간은 이런 사소한 패스 방향 미스로 인해 금방 닫혀버리고 말죠.

    우측 전환 패스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전환 자체는 무리 없이 잘 하는 편입니다. 그러나 여기서 동료가 템포를 살리고, 공간을 최대치로 이용할 수 있도록 주는데 능통하지가 않아요. 분명 콰드라도는 빈 공간으로 대각선 침투해 들어가는데 콰드라도의 '앞'이 아닌 '뒤'로 또 패스가 갑니다. 콰드라도는 스피드를 살려 이어나갈 수 없어 멈추게 되고, 멈추는 동안 콰드라도 앞에 열렸던 공간은 금세 닫히죠. 별 거 아닌 것 같아 보이지만, 이런 디테일이 팀 전반적인 템포를 끌어내리게 되는 결과로 이어져, 경기 운영에서의 영향을 주게 됩니다. 뿐만 아니라 선수도 본인의 이러한 단점을 알기에 패스 선택지도 좁아지죠.

    패스를 주기까지 가장 전형적인 아르투르의 움직임(좌측 포지셔닝, 턴으로 탈압박하고 우측 바라보며 전환)인데, 여기서도 패스 선택이 아쉽죠? 템포를 살리는 동료의 '앞'공간으로의 패스에 자신이 딱히 없다보니, 스스로 선택지를 좁히거나 판단이 느려지고, 기회가 지나간 이후에야 크게 의미 없는 숏횡패스 또는 백패스로 마무리 짓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것이 점점 확대되면, 흔히 말하는 이 선수의 '전진성, 도전성 부족'으로까지 이어지는 것이죠.

    전진성 부족은 측면 플레이에서 좀 더 부각되는 짝발의 한계 때문이기도 합니다. 이건 쟈카가 좌측에서 예전에 많이 보여줬던 한계기도 합니다. 위 움짤을 보면, 측면 동료가 여러 선택지를 갖도록 패스 앤 무브로 우측면으로 빠지는 움직임도 좋고, 그로 인해 디발라가 상대 센터백까지 끌고 오면서 우측에 공간이 엄청 난 상태죠. 모라타는 완전 널널하고, 콰드라도는 오버래핑 중이며, 여의치 않으면 횡패스로 3자 패스를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짝발의 한계로써 등진 상태로 본인 기준 우측 공간을 잘 활용하지 못해요. 전진 패스가 나가야 할 때 못 나가고, 백패스가 나가는 셈이죠.

    따라서 이러한 단점을 스스로 극복하거나, 또는 팀 차원에서 파트너 및 동료들이 이를 대신 해결해주는 선수가 부족할 경우에는 소위 말하는 애무축구로 빠지기에 딱 좋은 유형입니다. 만약 아스날로 오게 된다면, 아르테타가 이 선수의 횡패스, 대각선 45도 패스 대신 종패스의 비중을 높일 수 있을지, 좌우 밸런스를 어떻게 맞출지, 측면 플레이를 통한 템포 UP을 어떻게 장려할지, 짝발의 한계를 최소화시킬 수 있을지 여부가 과제가 될 듯합니다.

     

     

    (2) 하이 블록, 미드 블록, 로우 블록 프레싱

     

    Out of Possession 국면에서 강점(+)이 될 수 있는 아르투르 멜루의 특성 :

     

    전반적으로 아르투르는 Out of Possession보다는 In Possession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이 훨씬 많은 유형입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벤투스에서는 나름 하이, 미드, 로우를 가리지 않고, 웬만한 Out of Possession 국면에서 압박을 열심히, 성실하게 수행하는 편으로 보였습니다. 엄청난 피지컬이나 완벽한 태클 같은 수비 스킬을 갖추지는 못했지만, 이런 부분에서 본인의 단점을 최대한 메꾸려는 움직임으로 이해되고요.

    상대 전개 지연을 위한 목적
    지배를 용이하게 하는 목적

    현재 아르테타의 아스날도 하이 블록에서는 주목적을 '상대 전개 지연 및 저지'와 '지배 용이를 위한 인터셉트'로 삼는 만큼, 아르투르도 위 장면들처럼 그에 부합하는 몇몇 장면들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나 전자에 비해 후자는 아주 훌륭한 수준은 아닙니다. 

    한편, 하이블록에서부터 시작되는 수비 복귀 속도에서도 나쁘지 않은 기동력을 보여줬습니다. 물론 이 경기는 아르투르가 교체로 들어온 경기라 체력적인 부담이 덜했다는 요인도 감안해야 하겠지만, 기본적으로 복귀 속도가 후달릴 정도의 기동력은 아닌 것으로 이해됩니다. (유벤투스에서의 참고 가능 풀경기가 거의 없어서 확신은 못 합니다) 쟈카가 이런 기동력에 있어서는 워낙 안 좋은 편이라 상대적으로 좋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보다 명확한 장점은 협력 수비에서 드러나는데요. 아무래도 이런 동료와의 협력 수비를 하기 위해서는 하이 블록보다는 좀 더 아래로 내려온 미드 블록, 로우 블록에서 용이하다고 할 수 있겠죠. 

    상대 진행 경로 예측해서 인터셉트
    압박을 통한 협력 수비 1
    압박을 통한 협력 수비 2
    압박을 통한 협력 수비 3

    대체적으로 압박을 본인만의 무기로 쓰기보다는 동료와의 협업 용도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위 네 장면 모두 사실상 협력 수비로 볼 수 있겠고요. 스스로 엄청난 피지컬이나 수비스킬을 갖춘 선수는 아니므로, 이런 식으로 동료와 함께 공간을 죽이고, 선택지를 좁힌 다음, 볼을 뺏는 수비 스타일을 선택한 것으로 보아, 이런 점에서는 영리하다는 생각입니다. 본인이 활약하기에 아주 유리한 국면은 아닙니다만 그 와중에도 기여할 수 있는 방식을 찾으려 노력한 듯합니다. 다만, 튀어나가면서 압박 협력 수비를 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라인을 올리고 플레이하는 팀에 적합해 보입니다. 

     

    Out of Possession에서 이 선수의 또 하나의 장점은 세컨볼, 루즈볼 경합에 있습니다. 아주 뛰어나진 않아도 열심히 한다는 느낌이랄까요. 이것 역시 본인이 공중볼에 직접적으로 거의 기여할 수 없다는 피지컬적 한계에서 출발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따라서 간접적으로 동료의 주변에서 세컨볼이나 루즈볼을 적극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을 가져갑니다. 이런 경우에서도 순발력이나 기동력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다는 건 괜찮은 징조겠죠. PL에서는 부족한 공중볼 능력이 더 도드라질 것인 바, 만약 아스날로 온다면, 세컨볼 경합 능력이 리그 적응의 중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부분은 토레이라를 떠올릴 수도 있겠죠. 물론 토레이라는 더 나은 예측력과 기민함, 수비 스킬을 가졌지만요.

    상대의 터치 미스로 인한 루즈볼 탈취
    세컨볼 확보
    루즈볼 확보

     

     

    Out of Possession 국면에서 약점(-)이 될 수 있는 아르투르 멜루의 특성 :

     

    다만 이런 압박이 팀적인 압박보다는 개인 압박인 경우가 많은 바, 리스크도 늘 함께 따라다닌다는 점에서 약점으로 작용할 여지가 있습니다. 수비 대형이 아직 정돈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장점이 될 수 있지만, 수비 대형이 정돈된 이후부터는 압박보다는 간격 유지, 대형 유지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죠. 실제로 아르테타의 아스날은 미드블록 이하에서부터는 맨시티전처럼 특수한 팀적 압박 전술을 준비하고 나오지 않는 이상, 개인의 압박을 크게 장려하거나 활용하는 편은 아닙니다. 그래서 통계적으로 아스날 팀은 물론이며, 선수 개개인도 압박 관련 지표가 좋게 나오지는 않죠. 이건 통계의 한계이기도 한데, 그렇다고 해서 개인이 압박을 못하는 게 아니라 팀적으로 자제시키는 거거든요. 

    개인 압박이 실패했을 경우, 아군 2열과 1열 간격이 벌어지면서 위험한 상황이 연출된다
    (1) 대형이 갖추어진 상태에서 순간적으로 튀어나오는 아르투르 (2) 이러면 순간적으로 그만큼 빈공간이 생기기 마련 (3) 로마가 왼쪽 전개아 아니라 중앙의 미키타리안을 거쳐 타격했다면 더 위험했을 수 있는 장면
    (1) 본인이 맡아야할 선수를 버리고 튀어나오는 압박이므로 실패 시 리스크가 크다 (2) 상대 선수가 자유로워짐은 물론, 이미 이야기했다시피 아군 1열과 2열 사이의 Between the lines 가 너무 넓고 비게 된다

    실제로 아스날은 올 시즌 초반에 삼비, 파티 같은 선수들이 비슷한 실수를 종종 저지르면서 시즌이 진행될수록 미드 블록에서의 불필요한 개인 압박을 줄인 상태입니다. 즉 미드 블록 아래에서는 선수 개개인의 압박 한계선을 낮고, 좁게 지정해놓았다는 것이죠. 따라서 만약 아르투르가 아스날로 오더라도, 유벤투스에서만큼 어느 국면에 관계없이 압박을 일삼는 모습은 좀 더 보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르투르 역시 꼭 아스날이 아니더라도, 상대의 전개 루트를 측면으로 강제하는 것 이상으로, 과도한 개인 압박은 자제하는 본인만의 명확한 선을 가지고 플레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팀 수비에 더 좋은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방향이 될 거라는 생각이고요.

     

    상기 지적한 부분들이 약점으로 분류될 수밖에 없는 연유는 아르투르의 수비 스킬 자체가 뛰어나지 않은 편이라는 데에 기인합니다. 뛰쳐나가 압박으로 달라붙는다면 실제 그 공을 탈취할 수 있는 피지컬이나 수비 스킬을 보유하고 있어야, 그 리스크가 줄어드는 것인데, 아르투르의 경우에는 그렇지 못하고요. 수비 스킬을 차치하고서라도 수비 예측력이나 좁은 지역에서의 기민함에 있어서 특출나지도 않은 바, 웬만하면 팀적으로 간격을 유지하고 상대의 중앙 공간 활용을 제한시키는 편이 더 나아 보입니다. 

     

     

    (3) 트랜지션 국면

     

    빌드업 및 전개 국면에서 장점으로 발현될 수 있는 선수의 특징과 더불어, 아르투르의 기본기 덕택에 트랜지션 국면에서도 비슷한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습니다. 키핑 및 탈압박은 트랜지션에서 잘할수록 당연히 좋읍 법이며, 시야 확보나 터치 역시 전환 국면 특성상 정돈되지 않은 상대의 허점을 공략하기에 안성맞춤이라고 할 수 있죠.

    의외로 괜찮은 약발(왼발) 터치 1
    의외로 괜찮은 약발(왼발) 터치 2

    아르투르가 짝발임에도 트랜지션에서 괜찮을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약발 사용빈도에 비해 터치는 꽤나 괜찮다는데 있습니다. 트랜지션의 특성상 템포가 빠른 만큼, 패스가 주발로 받기 어려운 상황이 빈번하게 나올 수 있어 약발 터치 능력이 중요한데, 이 선수의 경우에는 평소에 약발을 잘 쓰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필요할 때의 약발 터치 능력은 기대 이상이었습니다. 터치가 이 정도로 된다면, 추후 커리어에 있어 약발 사용 빈도를 늘리기에도 수월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아르테타가 약발 개선에 있어 좋은 결과들을 보여주고 있는 바, 개선의 여지가 있는 영역으로 볼 수 있겠죠.

     

    탈압박과 키핑, 피반칙 유도로 소유권 유지
    시야 확보 및 퍼스트터치로 안정적인 트랜지션에 기여

    그리고 트랜지션 국면의 효율이 볼 소유권 유지와 안정적인 볼 전진에 의해 좌우된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이러한 측면에서도 썩 괜찮은 모습입니다. 첫 장면에서는 특유의 상대 속도를 역이용하는 키핑 무브이며, 이를 통해 템포는 끌렸지만 피파울 유도로 마무리하면서 소유권은 유지했죠. 두 번째 장면에서는 이미 상대가 본인의 오른쪽에 몰려있다는 걸 인지한 상태이므로, 퍼스트 터치 자체를 본인이 턴돌아서 전개하기 좋게끔 영리하게 잡아두는 모습이 보입니다.

     

    트랜지션 효율을 살리기에는 너무 아쉬운 패스 방향과 세기

    반면, 빌드업 및 전개 국면에서 지적했던 단점도 그대로 적용되는데요. 시야확보나 적절한 포지셔닝을 점해 손쉬운 전진 패스 기회를 잡았음에도, 앞서 이야기한 대로 패스 방향이 결을 살리기 어려운 방향으로 가거나, 템포를 높일 수 없을 만큼 세기 자체가 약하게 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여하튼 트랜지션 국면에서는 상기 언급한 장,단점들이 모두 버무려 발현되는 바, 이를 따로 분류할 필요는 없겠고, 뿐만 아니라 제한적인 경기 관찰에 있어 트랜지션 국면이 매우 자주 나오는 편도 아니었습니다. 이는 세리에라는 리그 특성 때문일 수도 있겠는데, 상대적으로 트랜지션 국면이 더 활발해질 것이 유력한 PL에서는 과연 아르투르의 장점이 더 잘 발현될지, 혹은 단점이 더 잘 발현될지 여부는 미지수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3.

    결론적으로 제가 본 풀경기에서 느낀 아르투르 멜루라는 선수의 특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1) 마무리 국면을 분석에서 뺐는데, 그만큼 분석할게 미비할 정도로 상대 파이널 써드 이상의 높은 지역에서는 영향력이 떨어진다. 이것이 개인의 플레이 선호도에 따른 건지, 감독의 지시에 따른 건지 불명확하나, 마치 이전에 레드존 칼럼에서 파티를 지적했던대로 전체적으로 마무리 국면에서는 소극적인 모습을 보인다

    (2) 대체로 측면보다는 중앙에 머무는 걸 선호하여, 템포를 UP 시킬만한 무기가 많지 않은 편이다. 그렇다고 중앙에서 알론소나 피를로처럼 좌우 롱패스를 시원하게 뿌려주기에는 패스 range가 좁다. 패스의 방향이 종보다는 횡과 대각선 45 정도 방향으로 쏠려 있는 편이다

    (3) 측면에서 풀백 및 윙어와 연계하면서 차근차근 템포를 올리거나, 또는 과밀화시켜 반대 전환을 용이하게 하는 플레이를 충분히 할 수 있는데, 빈도가 적다. 이런 빈도를 좀 더 높여야하며, 주발 특성상 좌측보다는 우측에서 이런 플레이를 하기에 보다 적합해 보인다. 아르테타가 선수의 단점을 파악하고, 잘 보완시켜 측면 플레이 빈도가 높아질수록 의외의 성과가 나올 수도 있을 정도로, 잠재력은 있어 보인다.

    (4) 현재로서는 쟈카 대체라기보다는 파티 단기 대체 및 백업 느낌이 강하다. 유벤투스에서의 모습만 보면, 플레이 스타일 또한 굳이 분류하자면 8번보다는 6번에 치우친 느낌이다. 그러나 이것이 선수의 의사에 의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며, 개인적으로는 좀 더 위에서 뛰며 측면 플레이에 자주 기여한다면 더 나은 선수가 될 자질도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아스날에 온다면 상황에 따라 맡는 역할은 다양해질 수 있다 (의외로 쟈카 대신 나서서 오른쪽은 팀빌드업, 왼쪽은 아르투르 개인 능력에 기댄 빌드업을 나눠 구사할 여지도 있긴 함)

    (5) 전진성이 부족한 편인데, 여러 요인이 작용한다. 앞서 살펴본대로 패스 방향, 세기 조절의 디테일에서 아쉽기도 하고, 또 킥력이 좋지 않아서인지 패스 range가 좁은 것도 한몫을 하며, 본인의 마인드 자체도 전방에서 받으러 뛰어내려오는 선수에게는 패스가 자신있게 가는 반면, 전방에서 더 전방으로 뛰어올라가는 선수에게 전달하는 패스는 상대적으로 자신감이 떨어져 보인다. 따라서 아스날에서는 후자 유형이 많은 좌측보다는, 전자 유형이 많은 우측을 뒷받침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6) 포지셔널 우위는 물론이고, 기본기를 바탕으로 기술적 우위도 좋은 편이다. 유형 자체도 유니크한 바, 이런 유형이 스쿼드에 추가된다면 단순 뎁스 이외에도, 가용 범위 및 전술적 접근 방법에 추가적인 루트를 제공해줌으로써 남은 시즌을 원만히 치르는데 도움이 될 여지가 있다. 또한 키는 작지만 체격은 다부진 편이라, 몸이 오른쪽으로 열린 상태에서 왼손을 이용해 거리를 두거나 피반칙을 유도하는데 용이하다. 전반적으로 약팀을 상대로 아스날이 반코트 게임을 안정적으로 할 수 있도록 기여하거나, 볼 소유하는 국면을 유지하는데 도움이 될 듯하다. 

    (7) 풀경기에서 체력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는 결코 아니었지만, 기록적으로 풀타임으로 경기를 소화한 적이 거의 없다. 교체로 나와 체력적 여유가 많을 때, 압박을 통한 기여나, 종횡으로 뛰어다니는 범위가 더 넓어지는 편으로 보이긴 했다. 추측컨대, 오다리 체형이 피로도 누적이나, 체력 소모, 부상 가능성에 영향을 끼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바르샤 시절을 잘 모르지만 커리어 내내 그런 부분으로 고생했을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그러나 오다리여서 키핑하는데 유리한 점도 있다

    (8) 쟈카-아르투르 라인은 명과 암이 동시에 존재한다. 각자 담당하는 빌드업 방향 분배에 있어서는 썩 괜찮고, 쟈카가 탈압박에 약한 만큼 아르투르가 옆에서 이를 해결해주는 파트너로서는 괜찮을지 모르지만, 문제는 Out of Possession에서 두 선수 모두 수비 스킬이 뛰어나지 않다는 데 있다. 게다가 아르투르의 뛰쳐나가는 개인 압박 형태에서 비롯되는 빈 공간을 쟈카가 기민하게 채워주면서 보완해주기도 어려운 바, 파트너로서의 케미는 아주 높게 예상하기는 어렵다

    (9) 전체적인 플레이가 주변 동료를 보조하고 뒷받침해주는 스타일이다. 따라서 서로가 서로를 보조하는 포지셔널 플레이의 부속품으로써 사용하기에 괜찮은 편이다. 아군 진영에서는 동료와 시너지를 발휘하기도 괜찮고, 종패스도 곧잘 하는 편이지만, 상대 진영으로 넘어가고, 상대 골대에 가까워질수록, 그런 영향력과 적극성이 점점 떨어진다는 점에서 다소간 아쉬움이 있다. 공간에 대한 이해도가 결코 낮지 않은데, 정작 본인은 공간을 잘 활용하는 반면, 동료가 공간을 활용할 때 적재적소에 찔러주는 것은 약간 부족해 보인다. 창조성이 높은 유형은 아니다

    (10) 개인으로서 수비를 끌고 다닐만한 무기는 확실히 있고, 공간이 좁아져도 스스로 극복이 불가능한 스타일은 아닌 바, 혼자서 팀에 해를 끼칠만한 위협을 제공하는 원산지가 될 가능성은 적다. 다만 키의 한계와 몇몇 단점들을 보았을 때, 공중볼 경합과 트랜지션(전환)이 잦다는 PL의 대표적인 특성 2개와의 시너지가 아주 좋지도 않으므로, 개인적으로는 로우 리스크 로우 리턴이라는 입장이다 (아무래도 영입이 아닌 임대이므로 리스크가 높지는 않다)

    (11) 동료 최후방 자원을 편하게 하며 활용하기 좋게끔 환경을 제공할 여지가 높은 바, 화이트, 램스데일, 마갈량을 보유한 아스날로서는 한 번 긁어볼 만한 임대이다. 특히 상대적 약팀을 상대로 CB를 자주 전진시키며 프리맨 활용을 노리는 전략에 적합한데, 그런 측면에서 이미 오기 전에 FA컵을 탈락한 상태인 것이 더 아쉽게 느껴진다

    (12) 주발 의존도가 꽤 높은 편이고, 이것이 전개 방향 제한과 템포 끌림이라는 한계로 이어지기도 하나, 약발 터치 장면들로 미루어보아 아르테타 하에서는 개선의 여지도 충분히 있어 보인다. 다만 단기간에는 힘들 것

    (13) 선수의 장기와 특성을 고려할 때, 팀 적응에 오랜 시간을 소요할 것처럼 보이지는 않으나, 리그 적응은 별개의 문제로서 미지수로 남아 있다. 전체적으로 유벤투스에서 핏이나 폼이 완전히 올라온 상태인 것 같지는 않아, 이를 빨리 회복, 유지하는 것이 전제가 되어야 한다

    (14) 아스날에 새로운 유형의 3선이 추가되면서 양은 물론 질적으로도 색다른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자원이나, 파티가 빠진 현 상황에서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되는 포백 보호나 수비 안정성의 측면을 제대로 보완해주기는 어려워 보인다. 그러나 몇몇 부분에서의 교정이 아르테타 하에서 이루어진다면 의외로 다방면에서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보여줄 잠재력도 있는 바, 임대라는 점을 고려한다면, 괜찮은 선택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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